![지난 21일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비행 중인 B-1B 랜서를 배경으로 정비요원이 셀카를 찍고 있다. [미 공군]](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5/24/7b250a3e-b5cd-4bbb-a0fa-f479b4012102.jpg)
지난 21일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비행 중인 B-1B 랜서를 배경으로 정비요원이 셀카를 찍고 있다. [미 공군]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22일(이하 현지시간) B-1B 편대가 21일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뒤 미 본토 알래스카주 내륙의 사격 훈련장과 일본 미사와(三澤) 공군기지 인근 사격장에서 사격훈련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날 괌~알래스카~일본~괌 왕복비행은 모두 24시간 걸렸다.
그런데 미 태평양공군사령부가 빠뜨린 대목이 있다. 항공기 추적 전문 트위터 계정인 골프9에 따르면 B-1B 편대 가운데 1대가 본토에서 돌아오는 도중 갑자기 기수를 북서쪽으로 돌렸다. 그리고는 러시아령 사할린과 캄차카 반도 사이에 있는 오호츠크해에 진입했다.
B-1B는 지난 21일 오호츠크해의 러시아 영토인 시무시르섬과 치르포이섬 사이의 바다를 통과했다. 골프9이 두 섬의 거리를 구글 어스로 재본 결과 66.5㎞였다고 적었다. 영해는 기준으로부터 12해리(약 22.2㎞)까지다. B-1B가 날아간 지역에서 러시아 영해(영공)를 빼면 22.1㎞의 좁은 회랑이 나온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닷지(DODGE)01'이라는 콜사인(호출부호)의 B-1B 랜서 1대가 러시아 태평양 연안에 붙어 있는 오호츠크해쪽으로 기수를 돌려 진입하고 있다. [자료 골프9 트위터 계정]](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5/24/eb88be37-c065-4d4c-b442-9ef69f5a4bb7.jpg)
지난 21일(현지시간) '닷지(DODGE)01'이라는 콜사인(호출부호)의 B-1B 랜서 1대가 러시아 태평양 연안에 붙어 있는 오호츠크해쪽으로 기수를 돌려 진입하고 있다. [자료 골프9 트위터 계정]
골프9이 확보한 무전통신문에 따르면 당시 일본 도쿄 항공관제소는 B-1B기 러시아 영공에 진입하지 않기 위해 계기비행(IFR)이 아니라 관측비행(VFR)을 하라고 권고했다.
이 같은 B-1B에 대해 러시아 측이 어떤 대응을 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쿠라 미사일 실험장 등 중요 군사시설이 모여있는 러시아 태평양 연안 가까이 B-1B가 왔다는 사실에 크게 불편했을 것은 분명하다. 오호츠크해는 러시아의 내해(內海)와 같다. 미국의 군사 전문 매체인 워존은 이번 비행이 러시아 입장에선 "가장 도발적(most provocative)"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B-1B는 지난달 22일 미 사우스다코타주 엘즈워스 공군기지에서 북극해ㆍ베링해ㆍ일본을 거쳐 괌까지 내려간 뒤 다시 본토로 되돌아갔다. 당시는 오호츠크해 근처를 지나쳤을 뿐이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