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미츠함의 갑판에서 F-18 수퍼호넷 전투기가 대기하고 있다. 니미츠함은 필리핀해에서 시어도어 루스벨트함과 합동 작전을 벌이고 있다. [미 해군 제공]](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6/23/0dff5a43-cc94-4b1e-b22b-6ff6ef1e315f.jpg)
니미츠함의 갑판에서 F-18 수퍼호넷 전투기가 대기하고 있다. 니미츠함은 필리핀해에서 시어도어 루스벨트함과 합동 작전을 벌이고 있다. [미 해군 제공]
▶김정은=“북한은 안보에 대한 어떤 법률적 보장도 얻지 못했다.”
▶트럼프=“어떤 보장을 원하나?”
▶김정은=“북한과 미국은 외교 관계가 없다. 70년 동안 적대적이었다. 개인(김정은-트럼프) 관계는 여덟달에 불과하다. 만일 미국 군함이 북한 영해에 들어오면 어떡하나?”
▶트럼프=“내게 전화해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보좌관의 『그 일이 있었던 방: 백악관 회고록』에 나온 대목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 수도 있는 상황이 일어났다. 북한 영해는 아니지만, 북한 가까이에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3척이 전개한 것이다.
23일 미국 인도ㆍ태평양사령부에 따르면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 71)과 니미츠함(CVN 68)이 지난 21일부터 필리핀 해에서 작전 활동에 나섰다. 미 해군은 이들 항모가 7함대에 배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7함대는 한반도를 포함한 서부 태평양을 작전구역(AOR)으로 삼고 있다.
7함대는 이미 일본 요코스카(橫須賀)를 모항으로 둔 로널드 레이건함(CVN 76)을 갖고 있다. 레이건함은 태평양에서 훈련 중이다. 루스벨트함과 니미츠함이 가세하면 모두 3척을 운용하게 된다.
![USNI 뉴스가 밝힌 서부 태평양에 전개한 미국 해군 항공모함의 위치. 로널드 레이건함은 태평양에서, 니미츠함과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은 필리핀해에서 각각 작전 중이다. 일본 사세보항엔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함이 정박 중이다. [USNI 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6/23/11d760dc-55b1-48df-877a-da7f4da496c3.jpg)
USNI 뉴스가 밝힌 서부 태평양에 전개한 미국 해군 항공모함의 위치. 로널드 레이건함은 태평양에서, 니미츠함과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은 필리핀해에서 각각 작전 중이다. 일본 사세보항엔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함이 정박 중이다. [USNI 뉴스]
미 해군의 항모 2척이 필리핀 해에서 작전 중인 이유는 남중국해에서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는 목적이다. 그러나 북한이 도발을 벌일 경우 바로 한반도로 이동할 수 있다. 7함대에 항모 3척을 몰아주는 게 한반도 안보 정세도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2017년 11월에도 로널드 레이건함, 루스벨트함, 니미츠함 등 항모 3척이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합동훈련을 했다. 북핵 위기가 가장 높았을 때 북한에 대해 고강도 무력시위 차원이었다.
여기에 미 해군이 일본 사세보(佐世保)에 배치한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함(LHA 6)은 사실상 경항모다. 수직 이착륙 기능을 갖춘 미 해병대의 스텔스 전투기 F-35B를 최대 20대까지 실을 수 있다.
한편 한ㆍ미는 22일 정찰기 8대를 동원해 대북 감시에 나섰다. 당시 북한이 1200만장의 대남 비방 삐라를 날리겠다고 위협하며, 최전방에 대남 확성기를 설치했다.
항공기 추적사이트 ‘노 콜 사인’(No call sign)에 따르면 한국 공군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 1대와 미 공군 정찰기 RC-135W 리벳조인트 1대, 주한미군 정찰기 RC-12X 가드레일 6대 등이 한반도를 비행했다. 한·미 정찰기 8대가 같은 날 출격해 대북 감시 비행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