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니혼대학 럭비부의 헤드코치였던 40대 남성이 2019년 미성년자인 선수들에게 음주를 강요하고, 머리에 이쑤시개를 꽂는 등의 폭행을 반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선수들이 작성한 보고서와 럭비부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선수들의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던 코치는 2019년 4~5월 미성년자인 선수들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음주를 강요했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스트레이트로 한 번에 마시도록 하기도 했다.
8월 합숙 기간에는 술에 취한 상태로 연애에 대해 지적을 하면서, 귀와 어깨를 깨물거나, 얼굴을 발로 찼다. 바비큐에 사용하는 집게를 달궈 팔에 가져다 대 부상을 입히기도 했다.
지난 11월엔 식당에서 한 선수의 머리에 이쑤시개 7개를 꽂았다. 코치는 이 선수가 식당을 나가서도 이쑤시개를 뽑지 못하게 했고, 편의점까지 들러 기숙사로 돌아오게 했다. 이 선수는 “평소 코치의 행동을 볼 때, 하지 않으면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아팠지만 참았다”고 증언했다.
음주를 강요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선수에게 “고자질한 놈을 죽여버리겠다”는 등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선수들은 “끝을 모르는 공포를 느꼈다”고 한다.
선수들이 작성한 보고서는 내부 조사에서 사실로 인정됐으나, 코치는 처벌은 받지 않은 채 사임했다. 이 문제를 조사한 히라야마 사토시(平山聰司) 니혼대 의학부 교수는 “일을 키워서 문제가 생겨 그만둘 경우, 그의 장래가 어떻게 되느냐의 문제도 있고 해서 그런 판단을 했다”고 아사히 신문에 전했다.
선수들은 코치가 지난 3월 그만둘 때 “아버지의 몸 상태가 안 좋아 그만둔다”고만 했을 뿐, 가학행위에 대해 설명이나 사죄가 없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니혼대 운동부에서는 2018년 5월에도 미식축구부 감독이 선수에게 악질 태클을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운동부 개혁’을 하기 위해 학장이 운영에 직접 관여하는 ‘경기스포츠부’를 신설했다.
하지만 선수들 사이에선 “부원이 고발하더라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은폐됐다”, “미식축구부의 문제가 있었는데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