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전자의 스마트폰 폼팩터 실험, 올해는 ‘윙’ 내년엔 '롤'

LG전자가 하반기에 선보일 스마트폰 예상도. 사진 폰아레나

LG전자가 하반기에 선보일 스마트폰 예상도. 사진 폰아레나

 
LG전자가 올해 하반기부터 스마트폰 폼팩터(모양) 실험에 잇따라 나선다. 하반기에 화면을 회전시킬 수 있는 제품을 내놓고, 내년에는 말려있다가 펴지는 롤러블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르면 다음 달 프로젝트명 ‘윙(날개)’으로 알려진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6.8인치 메인 스크린과 4인치 보조 스크린이 맞붙어있는 형태인데, 코드명처럼 메인 스크린이 가로로 회전해 날개처럼 펼쳐진다. 가로로 회전하는 화면으로 영상 콘텐트를 즐기는 동시에 보조 스크린
은 키보드로 활용할 수 있다. 가격대는 10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출시 전 제품에 대해서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삼성전자가 2004년 출시한 애니콜 '가로본능폰'.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004년 출시한 애니콜 '가로본능폰'. 사진 삼성전자

 
화면이 가로로 회전하는 형태는 2004년 피처폰 시절 삼성이 ‘가로본능폰’으로 먼저 선보였다. 가로로 게임과 카메라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지만 당시에는 지금 같은 유튜브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없던 시절이어서 실제 활용도는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가로본능폰은 시대를 앞서간 파격적인 디자인을 앞세웠다면, LG 제품은 화면 회전의 기능적 활용도에 도전한 업그레이드 버전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LG전자는 올해 윙을 선보인 후 내년에는 업계 최초로 롤러블폰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2019년 TV에서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최초로 선보인 기술력을 앞세워 스마트폰에도 이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미 LG전자 내부에서는 롤러블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B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지난 1월 “롤러블 TV도 내놓는 회사가 폴더블폰도 못 만들겠느냐”며 “더 혁신적인 제품으로 준비하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LG전자가 출시 준비 중인 롤러블폰 예상도. 사진 GSM아레나

LG전자가 출시 준비 중인 롤러블폰 예상도. 사진 GSM아레나

 
실제로 LG전자는 지난달 특허청에 ‘롤 비전(RollVision)’ 상표권을 출원하기도 했다. 이 표현을 업계에서는 내년에 출시할 롤러블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디스플레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LG전자가  2017년 스마트폰 G6 출시를 앞두고 종전 스마트폰(16대9)보다 더 확장된 18대9 화면비를 채택했을 때, ‘풀비전(FullVision)’으로 상표권을 등록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중저가 제품은 ‘가성비’를 앞세우고 프리미엄 제품에서 폼팩터 실험을 집중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이런 전략을 내비쳤다. 서동명 MC본부 기획관리담당은 “1000달러 이상 가격대에서는 차별화된 폼팩터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