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형 "北은 시신 돌려달라···월북자 몰아간 건 법적대응"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의 공무원증과 지갑. 채혜선 기자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의 공무원증과 지갑. 채혜선 기자

북한군의 총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의 친형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친형 A(55)씨는 25일 JTBC 등 언론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사과를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받아들일 수 있다며 “앞으로의 정부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측에는 “시신을 돌려주고, 유해라도 수습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김 위원장 사과)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게 풀렸으면 좋겠다”라고도 했다.

다만 A씨는 동생의 ‘월북 가능성’을 제기한 국방부 등에 대해선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동생을 월북자라고 몰고 간 점은 명예훼손”이라며 “야당 대표(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와 면담 후 기자회견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면담할 계획이다.


A씨는 그간 언론 인터뷰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동생 이씨의 월북 의혹을 적극 반박해 왔다. 그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돈 없고 가정사가 있으면 다 월북해야 하느냐”라며 “멀쩡한 국민이 북한의 해역에 떠밀려 총살이라는 비극이 발생했는데 파렴치한처럼 몰아가는 게 개탄스럽고 분통 터진다”고 호소했다.

한편 A씨의 동생이자 해수부 공무원인 이씨는 지난 21일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뒤 22일 오후 북한의 총격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를 사살한 북측이 시신을 소각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했으나, 북측은 ‘시신이 아닌 부유물만 소각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은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로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준 점을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