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분기 4.9% 성장…궤도 안착하며 ‘V자 반등’ 굳히기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4.9%를 기록한 19일 상하이 양산항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4.9%를 기록한 19일 상하이 양산항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궤도를 이탈했던 중국 경제가 제 궤도로 다시 안착했다. 2분기에 이어 3분기에 성장 속도를 더 높이며 ‘V자 반등’ 굳히기에 들어갔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했다고 19일 발표했다. 2분기 연속 상승세다. 그 덕에 3분기까지 성장률(0.7%)도 플러스 반등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분기 성장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지난해 3분기 성장률(6.0%)에 근접한 수치”라고 보도했다.  

정상궤도 진입한 중국 경제.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정상궤도 진입한 중국 경제.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 경제는 1분기(-6.8%)에 충격적인 역성장을 기록했다. 분기별 수치를 집계한 1992년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이었다. 충격은 오래가지 않았다. 중국 경제는 2분기(3.2%)에 ‘V자 반등’했다.  

 2분기보다 속도는 더 붙었지만 3분기 성장률은 시장 전망치(5.2~5.5%)에는 못 미쳤다. 하지만 실망보다 안도가 시장의 대체적 반응이다. 냇웨스트마켓의 중국 이코노미스트 류페이첸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성장 동력이 달려서가 아니라) 수입이 강한 회복세를 보인 것이 GDP 증가율을 갉아먹었다”고 말했다. 위안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중국의 수입은 13.2% 늘었다.

 중국 경제의 긍정적인 신호는 곳곳에서 읽힌다. 지난 9월 중국의 산업생산은 6.9%(전년동기대비) 증가했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9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0.8%)도 플러스로 돌아섰다. 같은 달 소매판매도 3.3% 늘었다. 시장 예상치(1.8%)를 웃돌고, 지난 8월(0.5%)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다. AP통신은 “쇼핑몰과 자동차 대리점에 소비자가 돌아오면서 중국 경제가 힘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차오핑 JP모건자산운용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FT에 “소비심리가 개선됨에 따라 국내 수요를 이끄는 주요한 동력이 투자에서 소비로 바뀌게 될 것”이라며 “다가올 분기에 중국 국내 경제 활동이 더 정상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비도 꿈틀대는 중국.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소비도 꿈틀대는 중국.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중국 당국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류아이화(劉愛華)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3분기의 주요 거시경제 지표 대부분이 플러스로 바뀌었다”며 “경제 지표는 중국 경제의 강한 활력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 주요국 중 유일한 플러스 성장 예상이다.

 중국의 ‘나 홀로 성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양가적이다. 중국 경제가 살아나며 세계 경제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중국의 산업생산과 건설투자가 늘어나면 원자재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중국의 부동산 투자는 올 들어 5.6% 증가했다. 불편한 기색도 엿보인다. 주로 미국에서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의 수입이 수출과 비교할 때 거의 늘지 않고 일자리도 중국에서만 만들어졌다”며 “경제 회복의 과실을 중국만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복병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미국의 대선 등 국제 환경은 여전히 복잡하다. 유럽처럼 코로나19의 재확산이 발목을 다시 잡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 경제의 취약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실업률과 가계·기업부채 증가에 따른 부담이 경제 성장의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중국의 실업률은 5.4%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FT 인터뷰에서 “민간 투자와 가계소비 증대가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 환경과 소비 심리를 조성하는 것이 앞으로 중국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한 중국 정부의 복안은 ‘쌍순환(雙循環)’이다. 수출 의존을 벗어나 내수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궤도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둔 전략이다. 26일 시작되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에서 확정될 ‘14차 5개년 계획’의 화두이기도 하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