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부동산 뻥튀기' 보도에 발끈…"추잡한 자들, 진작 망했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브리핑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브리핑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트럼프타워 등 부동산 가치를 수년간 거짓말로 부풀려 왔다고 보도한 포브스지 소속 댄 알렉산더 기자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해당 매체에 대해서는 “진작 망했어야 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댄 알렉산더 기자는 2016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과 사업 구조, 탈세 의혹 등을 취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산 가치를 실제보다 훨씬 과장해 재산상 이익을 취해 왔다고 보도해 온 선임기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형편없이 망해가는 포브스지의 끔찍하게 재능 없는 기자 알렉산더가 나에 대해 너무도 부정확하게 썼다. 말도 안 될 정도”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나는 수년째 이런 추잡한 자들(SleazeBags)과 얘기한 적도 없는데 이들은 사실에는 관심도 없고 모든 걸 일부러 틀리게 쓴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글에서 자신의 부동산 가치 과장 의혹을 보도한 포브스지 댄 알렉산더 기자를 강하게 비난했다. 사진 트루스소셜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글에서 자신의 부동산 가치 과장 의혹을 보도한 포브스지 댄 알렉산더 기자를 강하게 비난했다. 사진 트루스소셜 캡처

트럼프 “모든 걸 일부러 틀리게 쓴다”

포브스지를 겨냥해서는 “진작 망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고약한 질병처럼 아직도 남아 있다. 적대적 국가가 소유한 곳 아닌가”라고 몰아세웠다. 홍콩 기반 투자사인 웨일 미디어 인베스트먼트사가 포브스지 최대주주라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알렉산더 기자는 지난 20일 포브스지에 낸 ‘트럼프 사단, 수년간의 거짓말 끝에 실제 부동산 규모 파악하려 시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는 자신의 부동산 면적에 대해 수년간 거짓말을 해와 그의 회사조차 실제 규모를 확실히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며 “최근 법원이 지정한 감독관의 통제 아래 트럼프 조직은 모든 문제를 정리하려고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토럼프 조직은 특정 재무공개 자료에 넣기 위해 최근 각 부동산의 물리적 면적을 검토하고 평가하는 작업을 벌였다고 한다.

포브스 “트럼프 펜트하우스 면적 과장”

지난달 20일(현지시간) 포브스지에 실린 ‘트럼프 사단, 수년 간의 거짓말 끝에 실제 부동산 규모 파악하려 시도’라는 제목의 기사. 댄 알렉산더 기자는 해당 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부동산 면적에 대해 수년간 거짓말을 해왔다”고 했다. 사진 포브스 홈페이지 캡처

지난달 20일(현지시간) 포브스지에 실린 ‘트럼프 사단, 수년 간의 거짓말 끝에 실제 부동산 규모 파악하려 시도’라는 제목의 기사. 댄 알렉산더 기자는 해당 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부동산 면적에 대해 수년간 거짓말을 해왔다”고 했다. 사진 포브스 홈페이지 캡처

알렉산더 기자는 기사에서 “트럼프는 수년간 자신의 부동산이 크고, 더 크고, 가장 크다고 주장해 왔다”고 전했다. 가령 과거 트럼프를 위해 일했던 토마스 웰스 변호사는 트럼프타워 펜트하우스에 있는 방 수가 8개, 16개, 30개 등 서류 기록물마다 다르게 보고된 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알렉산더 기자는 “웰스 변호사는 트럼프에게 방이 실제로 몇 개 있는지 물었는데, 개발자(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은 ‘그들이 기록물에 쓴 대로’였다”고 전했다.


알렉산더 기자는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금융대출 기관에 펜트하우스 면적이 축구장 면적의 3분의 1 정도인 최소 3만ft²(약 2787m²)라고 했지만 부동산 기록에 따르면 실제 면적은 1만996ft²(약 1022m²)라며 “뉴욕주 검찰청은 트럼프가 금융기관들을 속여 자신이 더 부자라고 믿게 만들어 유리한 대출 조건을 얻기 위해 사기 행위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혼란 책임자 ‘크기에 집착’ 트럼프”

알렉산더 기자는 뉴욕의 남부 맨해튼에 위치한 트럼프 대통령의 고층 건물(40 월스트리트)도 대출ㆍ세금 기록에 따르면 63층에 120만ft²(약 11만1484m²)라고 돼 있지만 웹사이트에는 72층에 130만ft²(약 12만774m²)로 소개돼 있다고 지적했다. 알렉산더 기자는 “모든 혼란의 진짜 책임자는 분명하다”며 “수년간 크기, 즉 면적과 집회 참석자 수, 순자산에 집착해 온 인물 도널드 트럼프”라고 했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트럼프타워. EPA=연합뉴스

미국 뉴욕에 위치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트럼프타워. EPA=연합뉴스

알렉산더 기자는 2016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실제 자산 가치를 추적하는 ‘트럼프 재산’ 시리즈를 보도해 왔고, 포브스지는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의 순자산을 약 31억 달러로 평가한 바 있다. 트럼프 본인이 당시 주장한 100억 달러와는 큰 차이가 있는 규모였다.

알렉산더 기자는 또 2020년 펴낸 책 『백악관 주식회사(White House, Inc)』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당시 대통령직을 이용해 본인 소유의 골프장, 호텔 등 브랜드 가치 상승을 유도하는 등 이해충돌 문제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당시 “선거 방해용 거짓 출판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었다. 그런 알렉산더 기자가 지난 20일 자산 과장 의혹을 거듭 제기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격한 언사를 써 가며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 핵시설 공습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 일부 언론을 겨냥해 “가짜뉴스”라고 비난하는 등 주류 언론을 계속 불신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