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사망 고교생에 나온 아질산염, 中유치원생 죽인 그 독극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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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을 접종한 지 이틀 만에 사망한 고교생 A군(17)의 시신에서 치사량(성인 기준 4~6g)의 아질산염이 검출됐다는 부검 결과가 27일 나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같은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
 
경찰은 국과수 부검 결과에 따라 A군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위해 아질산염을 복용했을 가능성, 소금·설탕으로 오인해 아질산염을 섭취했을 가능성 등을 모두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육류 선홍빛 내주는 식품첨가제 

아질산염은 흔히 육류 보존제로 사용된다. 고기를 먹음직스러운 선홍빛으로 만들기 때문에 소시지·베이컨·통조림 등 육가공품에 미량이 들어간다. 그러나 뇌혈관을 확장해 관자놀이에 통증을 유발하고, 독성이 강하다. 또 다른 물질과 결합해 발암물질을 만들 위험도 커 다량 섭취 땐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같은 독성을 지닌 탓에 아질산염은 범죄에 이용되기도 한다. 지난해 중국에서 발생한 ‘유치원생 독극물 사망사건’이 그중 하나다.
 
지난해 3월 27일 중국 허난(河南)성 자오쭤(焦作)의 한 유치원에서 아침식사를 한 원아 25명이 구토하며 실신한 뒤 병원에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결국 1명은 사망했다. 아이들이 먹은 죽에 독극물이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실제 경찰 조사 결과 아질산염이 검출됐다.
 
범인은 보육교사인 왕윈(王云). 그는 또다른 교사와 원생 관리 문제로 말다툼 후 자신과 다툰 교사가 돌보던 아이들의 죽에 아질산염을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왕윈은 이전에도 남편에게 아질산염을 먹여 경상을 입힌 전력이 있었다.
 
지난달 28일 허난성 자오쭤시 중급인민법원 1심 재판부는 ”비열하고 악랄하다“며 왕윈에 대해 위험물질 투여죄로 사형을 선고했다.
 
27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제 동생의 죽음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27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제 동생의 죽음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중국선 아질산염 사용한 범죄도 

2011년에도 영유아 3명이 아질산염에 중독돼 사망하는 사건이 중국에서 발생했다. 사건은 낙농업자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젖소를 키우는 낙농업자 마슈링(馬秀令)이 우유 판로를 놓고 경쟁하던 이웃 농가의 우유에 아질산염을 몰래 넣은 것이다.
 
이로 인해 영유아 3명이 숨졌고 30여 명이 중독됐다. 사망자 중엔 생후 2개월 갓난아이도 포함됐다. 이 낙농업자에 대해 중국 당국은 2013년 사형을 집행했다.
 
한편 백신 접종 후 사망한 A군의 유족은 국과수 부검 결과에 반발하고 있다. “A군이 극단적 선택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 유족의 입장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7일 A군의 형이라고 밝힌 청원인의 글도 올라왔다. 이 청원인은 “사망하는데 (독감 백신이) 영향을 끼치는 정도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믿을 수가 없다”며 “제 하나뿐인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다”고 사인 규명을 촉구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