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다 발길질하는 수면장애 환자, 우울증 위험 1.5배 높다

이상암 · 김효재 서울 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꿈을 꾸는 상태에서 이상 행동을 하는 렘수면 행동 장애 환자의 경우 일반인보다 우울증, 감정표현 불능증 유병률이 각 1.5배, 1.6배 높다고 밝혔다. 제공 셔터스톡]

이상암 · 김효재 서울 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꿈을 꾸는 상태에서 이상 행동을 하는 렘수면 행동 장애 환자의 경우 일반인보다 우울증, 감정표현 불능증 유병률이 각 1.5배, 1.6배 높다고 밝혔다. 제공 셔터스톡]

잠을 자다가 발길질을 하거나 고함을 치는 등 수면장애가 있다면 우울증이나 감정표현 불능증 위험이 매우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상암 · 김효재 서울 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꿈을 꾸는 상태에서 이상 행동을 하는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의 경우 일반인보다 우울증, 감정표현 불능증 유병률이 각 1.5배, 1.6배 높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수면 과학 전문지인 ‘슬립 메디슨(Sleep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잠을 자는 동안 일반적으로 깊은 잠인 비(非)렘수면과 얕은 잠인 렘수면이 4~6번 반복된다. 렘수면은 잠을 자는 듯이 보이지만, 뇌파는 깨어 있는 상태로 전체 수면의 약 20~25%를 차지한다. 꿈은 이런 렘수면 상태에서 주로 꾸게 된다. 일반적으로 비렘수면 단계에서는 눈동자가 거의 움직이지 않고 뇌 활동도 느려지지만, 렘수면 단계에서는 눈꺼풀 안에서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고 뇌가 활발하게 행동한다. 
 
렘수면 단계에서는 원래 신체 움직임은 거의 없어야 한다. 하지만 신체 근육의 힘을 조절하는 뇌간에 문제가 생기면 꿈의 내용을 실제 행동에 옮기는 ‘렘수면 행동장애’가 나타나게 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렘수면 행동장애 의심 환자가 수면다원검사를 받고 있다. 제공 서울아산병원

렘수면 행동장애 의심 환자가 수면다원검사를 받고 있다. 제공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지난 2015~2019년 서울 아산병원에서 렘수면 행동장애를 진단받은 환자 86명과 일반인 74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및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감정표현 불능증 검사 결과를 비교했다. 

 
우울증과 감정표현 불능증은 각각 자가 설문 형식의 ‘벡 우울척도 검사(BDI, Beck Depression Inventory)’, ‘토론토 감정표현 상실 규모 검사(TAS-20, 20-item Toronto Alexithymia Scale)’로 진단했다.
 
검사 결과, 렘수면 행동장애 집단 중 경도 ‘우울증 이상’으로 진단된 비율이 50%(43명)로 일반집단 34%(25명)보다 약 1.47배 높았다. 감정표현 불능증 의심으로 진단된 비율은 31%(27명)로 일반집단 19%(14명)보다 약 1.63배 높았다. 특히 렘수면 행동장애의 증상이 심한 환자일수록 우울증과 감정표현 불능증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상암 · 김효재 서울 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꿈을 꾸는 상태에서 이상 행동을 하는 렘수면 행동 장애 환자의 경우 일반인보다 우울증, 감정표현 불능증 유병률이 각 1.5배, 1.6배 높다고 밝혔다. 제공 서울아산병원

이상암 · 김효재 서울 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꿈을 꾸는 상태에서 이상 행동을 하는 렘수면 행동 장애 환자의 경우 일반인보다 우울증, 감정표현 불능증 유병률이 각 1.5배, 1.6배 높다고 밝혔다. 제공 서울아산병원

이상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번 연구로 파킨슨병 환자에게 빈번하게 나타나는 우울증과 감정표현 불능증이 렘수면 행동장애와도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며 “렘수면 행동장애는 파킨슨병, 치매 등 신경 퇴행성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효재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진료전담 교수도 “잠을 자다가 자신의 움직임이나 고함에 놀라 깬 적이 있거나 주변 사람에게 잠꼬대와 움직임이 심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