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코멘터리] 대권후보 없는 친문이 뭉쳤다

 
도종환 민주주의4.0연구원 이사장(앞줄 왼쪽 여섯번째)와 의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민주주의4.0연구원 창립총회 및 제1차 심포지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도종환 민주주의4.0연구원 이사장(앞줄 왼쪽 여섯번째)와 의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민주주의4.0연구원 창립총회 및 제1차 심포지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1.

‘민주주의 4.0 연구원’이란 정치모임이 22일 출범했습니다. 두 가지 점에서 주목해야합니다. 
 
첫째 현집권 세력의 핵심인 친문 정치인 56명이 모였습니다. 쎕니다.

둘째 모임의 이름 4.0이란 차기 진보정권을 의미합니다. 1.0은 김대중, 2.0은 노무현, 3.0은 문재인..그리고 2022년 재집권하면 4.0 정권이 됩니다. 차기 대권을 도모하기에 중요합니다.  
 
2.

그런데 이날 모임엔 두 사람이 빠졌습니다.  
 
첫째 대권 재창출을 위한 모임인데, 대권 후보가 누군지 안보입니다.

둘째 친문 모임이라는데, 실세 중의 실세인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안보입니다.  
 
매우 주목해야할 모임인 건 분명한데, 뭔가 문제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3.

정치권에선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는 말이 참 정곡을 찌릅니다.

 
이날 모임의 주축들은 ‘4.0이 차기 진보정권을 뜻한다’는데 동의하면서도 ‘제3의 대권후보를 미는 모임이 아니다’고 부인합니다.  
 
‘제3의 후보’란 제1후보(이낙연 민주당 대표)나 제2후보(이재명 경기지사)가 아닌 후보란 뜻입니다. 이낙연 이재명은 모두 친문이 아닙니다.  
더욱이 호남출신 이낙연은 경상도표를 끌어오기 힘듭니다. 이재명은 경북 출신이지만 친문들은 믿지 못합니다.  
친문 입장에선 이낙연 이재명이 모두 흡족하지 못하기에 ‘제3의 친문 후보’를 찾는 것입니다.  
 
4.

그럼 제3의 후보는 누구일까요.

 
불과 3주 전만 하더라도 김경수 경남지사였습니다.  
그런데 김경수는 지난 6일 항소심에서 유죄(드루킹을 이용한 댓글 여론조작 사건)를 선고받았습니다.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지만 차기 대선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유력했던 친문 대선후보들이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박원순 전 서울시장, 조국 전 법무장관 등.  
물론 제3의 대안으로 많은 사람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정세균 총리, 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

 
5.

개인적으로 가장 유력한 인물은 ‘정계를 떠났다’고 주장하는 유시민 작가입니다.  
대중적 영향력이 대단합니다. 확실한 친문입니다. 떠났다고 말은 하지만 여전히 정치 중입니다. ‘정권을 빼앗기는 위기상황이면 나설 수 있다’는 생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친문들이 ‘진짜로 정권을 빼앗길 위기상황이 되었다’고 판단, 추대하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4.0 연구원이 바로 그런 판단과 추대를 위한 친문 조직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6.

마지막으로 양정철이 빠진 대목도 주목됩니다.

 
양정철은 4.0 연구원 출범에 비판적입니다. 양정철은 민주당 차원의 ‘One Team’을 주장합니다. 그래서 친문들이 똘똘 뭉치는 4.0 모임이 ‘당내 계파정치’가 될까 우려한답니다.  
 
당연히 4.0 주역들은 ‘전혀 아니다’고 부인합니다.

연구원은 ‘다음 대선의 정책과 비젼, 나아가 시대정신을 연구하는 모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 연구 결과에 제일 부합하는 후보를 찾아 대통령을 만들겠다는 것이지요.  
양정철과는 이견이 있는 겁니다. 좀 더 지켜봐야할 대목입니다.

 
7.

그런데..사실은 그게 다 그거 아닐까요?  
 
애둘러 말하지만, 결과적으로, 친문들이 자신들과 생각이 맞는 사람을 차기 대권주자로 뽑아 밀겠다는 얘기입니다.  
만약 그 사람이 이낙연이나 이재명이라면 굳이 이런 조직을 따로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이런 조직을 만든 것 자체가 친문진영내 위기감의 반영입니다.  
 
유력한 친문 주자가 등장하면 친문은 다시 뭉칠 겁니다. 그들이 염원하는 시대정신은 곧 친문정권 재창출이니까요.

 
현 집권진보 세력은 현실정치의 달인같아 보입니다. 현 야당인 보수보다 권력에 더 민감하고, 조직화에 더 민첩합니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