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정은 치적이라던 '연평도 포격현장' 영구 보존된다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사건 당시 해병대 K9 자주포가 포화를 뚫고 나오고 있다. 22일 해병대 관계자는 "사진 속 포상 바로 옆 포상(포가 배치된 진지)을 영구 보존하기 위한 공사를 하고 있다"며 "12월 중순에 완공되면 내년부터 안보현장 견학 장소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해병대]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사건 당시 해병대 K9 자주포가 포화를 뚫고 나오고 있다. 22일 해병대 관계자는 "사진 속 포상 바로 옆 포상(포가 배치된 진지)을 영구 보존하기 위한 공사를 하고 있다"며 "12월 중순에 완공되면 내년부터 안보현장 견학 장소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해병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후계자 시절 대표적인 치적으로 내세웠던 ‘연평도 포격’과 관련한 전투 현장이 영구 보존된다. 23일 연평도 포격사건이 10주년을 맞는 가운데, 해병대가 북한 포탄이 떨어졌던 K9 자주포 포상(포를 배치하는 진지) 한 곳을 정비해 역사적인 현장으로 보존하기로 했다.
 
22일 해병대 관계자는 "북한군 포격으로 화염에 휩싸였던 K9을 끌고 나와 불을 끈 뒤 곧바로 응사했던 포상"이라면서 "지난 8월부터 설계를 시작해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데 12월 중순쯤 완공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은 지금까지 연평부대 인근 피격 현장인 민가를 안보교육관으로 활용해왔다. 부대 내 전투 현장을 정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내년부터는 안보현장 견학 장소로 선보일 계획이다.
 
2015년 9월 15일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국회 국방위원회 현장점검을 위해 연평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안보교육관으로 사용되는 부서진 민가를 둘러보고 있다. [중앙포토]

2015년 9월 15일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국회 국방위원회 현장점검을 위해 연평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안보교육관으로 사용되는 부서진 민가를 둘러보고 있다. [중앙포토]

그동안 군 내에선 연평부대가 해당 포상을 계속 사용하면서 포격 상황을 알 수 있는 흔적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와 관련, 해병대 관계자는 "우천시 손상을 막기 위해 피격 흔적을 방수 처리할 것"이라면서 "피해를 봤던 탄약고 시설 등을 재현하고 포상 내부에 포격전 경과를 설명하는 전시물도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평도 포격(2010년 11월 23일)은 천안함 폭침(2010년 3월 26일)과 함께 김 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존 당시 후계 세습을 공고화하기 위해 실시했던 대표적인 만행으로 꼽힌다.
 
특히 연평도 포격의 경우, 44년 만에 개최된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2010년 9월 28일)를 통해 김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지 채 두 달이 안 된 시점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북한이 김 위원장을 '포병술의 대가'로 선전했던 만큼 상징적인 치적이었다.  포격을 지휘했던 김격식(2015년 사망) 4군단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이후 인민무력부장으로 승진했다.
 
사건 당시 북한군이 대낮에 기습적으로 170여발의 방사포(다연장로켓의 북한식 표현)를 무차별로 발사하면서 섬 곳곳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연평부대 관사 신축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민간인 2명이 숨졌고, 연평부대원인 고 서정우(당시 21) 하사와 고 문광욱(당시 19) 일병이 전사했다. 19채의 민가가 파괴되고 부상자가 속출해 30여명에 이르렀다.
 
연평도 포격 도발 10주기 추모식을 하루앞둔 22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연평도 포격 전사자 합동묘역을 찾은 해병대원들이 고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을 참배한 뒤 부조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은 지난 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서해 연평도에 기습적으로 방사포 등 170여발을 발사해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해병대원 2명이 전사, 30여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1953년 7월 휴전협정 이후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 첫 대규모 군사 공격이다. 23일 당일 대전현충원에서 열리는 10주기 추모식에는 서 하사와 문 일병의 유족과 서욱 국방부장관, 이승도 해병대사령관, 해병대 장병, 보훈단체, 육해공군 장병 등 100여명이 참석해 고인들을 추모할 예정이다. [프리랜서 김성태]

연평도 포격 도발 10주기 추모식을 하루앞둔 22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연평도 포격 전사자 합동묘역을 찾은 해병대원들이 고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을 참배한 뒤 부조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은 지난 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서해 연평도에 기습적으로 방사포 등 170여발을 발사해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해병대원 2명이 전사, 30여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1953년 7월 휴전협정 이후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 첫 대규모 군사 공격이다. 23일 당일 대전현충원에서 열리는 10주기 추모식에는 서 하사와 문 일병의 유족과 서욱 국방부장관, 이승도 해병대사령관, 해병대 장병, 보훈단체, 육해공군 장병 등 100여명이 참석해 고인들을 추모할 예정이다. [프리랜서 김성태]

당일 해안포 사격훈련 중이던 연평부대원들은 피격 직후 13분 만에 K9으로 응사를 시작했다. 도발 원점인 개머리 진지 등을 향해 80여발을 발사했다. 이후 군은 "북한군에 적지 않은 피해를 줬다"고 발표했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렀지만, 연평도 주변은 여전히 긴장감이 감돈다. 지난 9월에는 북한군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표류한 공무원을 총살한 뒤 시신을 소각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해 포격 9주년을 앞두고는 김정은이 백령도에서 약 45㎞ 떨어진 창린도의 방어부대를 찾아 해안포 사격 지시를 내렸다. 이후 실사격을 하면서 '9·19 남북군사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했다.
 
익명을 원한 국책기관 연구원은 "정부는 9·19 합의 정신을 강조하지만, 북한은 언제든 자신들의 대내외적 필요에 따라 도발을 하는 것이 실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바마 행정부 당시 천안함·연평도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던 경험을 돌이켜볼 때, 미국의 정권 교체가 김정은 정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잘 판단해야 할 것"이라면서 "바이든 정권이 트럼프와 달리 북한과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북한은 미국에 직접적인 해가 안 되는 선에서 시선을 끌기 위한 군사적 도발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상진·박용한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