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우겠다더니…진돗개 모녀 입양뒤 도살업자 찾아간 70대

개 2마리를 입양한 뒤 1시간만에 도살한 70대 남성이 법정구속됐다(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중앙포토]

개 2마리를 입양한 뒤 1시간만에 도살한 70대 남성이 법정구속됐다(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중앙포토]

"잘 키우겠다"는 약속을 하며 암컷 개 2마리를 입양한 뒤 1시간만에 도살한 70대 남성이 법정 구속됐다. 도살당한 개 2마리는 어미와 새끼관계였다.

인천지법 형사16단독 재판부는 사기 및 동물보호법 위반 교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씨(74)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도살장업주 B씨(65)와 도살에 가담한 A씨의 친구 C씨(76)도 동물보호법 위반과 교사 혐의 등으로 각각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5월 17일 인천 미추홀구 한 건축자재 보관소에서 원래 견주에게 "도살해 잡아먹지 않고, 책임감 있게 잘 키우겠다"는 약속을 하고서 1·3살 진도 믹스견 2마리를 입양한다.

하지만 A씨의 철썩같은 약속은 거짓이었다. 입양 하루 전 이미 친구 C씨에게 10만원을 받고 개를 넘겨주기로 했던 것. 두 사람은 개를 도살해 보신용으로 잡아먹기로 이미 약속한 상태였다.

개를 넘겨받은지 1시간만에 A씨와 C씨는 도살장업주 B씨를 찾는다. B씨는 두 사람으로부터 12만원을 받고 이 개 2마리를 도살했고, 당시 주변 개들이 있는 상태에서 도살을 했다고 한다.


재판부는 "피고인 A씨의 사기 범행에서 비롯된 이번 사건으로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며 "2000년에도 사기죄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A씨의 범행 수법 등을 보면 엄중한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B씨와 C씨에 대해서는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같은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덧붙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한편 이 사건은 앞서 지난 5월 원래 견주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입양 보낸 지 2시간도 안 돼 도살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네티즌 6만2997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청원인은 "정말 잘 키우셔야 한다고 하니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시켜 (개 2마리를) 믿고 보냈다"며 "더는 피해 견(犬)이 나오지 않도록 동물보호법을 강화해달라"고 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