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판사 전관만 8명 붙었다, 김경수의 대법 뒤집기 총력전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달 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받은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달 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받은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대법원 상고심을 앞둔 김경수 경남지사가 전직 대법관을 포함해 판사 출신 전관 변호인만 8명을 선임하며 총력전에 나섰다. 드루킹과 공모한 댓글조작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김 지사가 대법원에서 마지막 반전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前대법관 포함 판사 출신 변호사만 8명  

법조계에 따르면 2일 대법원에 선임계를 낸 김 지사의 상고심 변호인단은 총 14명이다. 이중 판사 출신 전관만 8명이다. 지난 1년 8개월간 허익범 특검과 치열하게 다툰 항소심 때보다 1명이 더 늘어났다. 

특히 김 지사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소속된 이상훈 전 대법관을 포함해 이윤식·서동칠·강대우 변호사 등 판사 출신 전관을 대폭 확충한 것이 눈에 띈다. 이 전 대법관은 김 지사의 항소심 변호인이었던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인 이광범 변호사의 친형이다. 이 전 대법관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법원 사건을 맡아 이 지사를 기사회생시켰다. 김앤장이 김 지사 사건을 맡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김 지사 사건에는 상고심에서 뛰어든 김앤장과 함께 항소심 변호를 맡았던 법무법인 태평양과 LKB파트너스가 그대로 합류했다. 태평양에선 김 지사의 항소심 최후 변론을 했던 부장판사 출신의 김성수 변호사를 포함해 변호인 5명이, LKB파트너스에선 이광범 변호사와 판사 출신인 김종복 변호사 등 3명이 합류했다. 

허익범 특검이 지난달 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김경수 경남지사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익범 특검이 지난달 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김경수 경남지사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검 측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같다" 

호화 변호인단을 꾸린 김 지사와 달리 허익범 특검은 특검보 두명과 로스쿨을 졸업한 6명의 변호사로 공소 유지를 하고 있다. 2018년 특검 수사에 참여했던 특검보들은 모두 사임을 했다. 현재 합류한 특검보들은 김 지사를 직접 수사한 경험이 없다. 이 전 대법관의 영입 소식을 들은 특검의 한 관계자는 "정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같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난 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댓글조작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장인 함상훈 부장판사는 "김 지사가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회를 참석한 사실은 합리적 의심없이 증명됐다"고 했다. 함 부장판사는 김 지사 재판 기간 스트레스로 대상포진을 앓았다. 

김 지사는 성창호 부장판사가 맡았던 1심에선 댓글 조작(징역 2년)과 드루킹 측에 센다이 총영사를 제안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모두에서 유죄를 받았다. 항소심은 공직선거법 위반에 무죄를 선고했지만 댓글조작은 인정했고, 그 형량이 똑같아 징역 2년이 유지됐다.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지난달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지난달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김 지사와 특검, 절반의 진실 밝혀야 

허익범 특검과 김 지사의 변호인단은 대법원 판결에서 남은 절반의 진실을 밝혀야 할 숙제가 있다. 김 지사는 1·2심에서 유죄가 나온 댓글조작 혐의를 뒤집어야 한다. 허 특검은 1심과 달리 2심에서 무죄가 나온 공직선거법 위반을 다시 유죄로 바꿔놔야 한다. 김 지사의 변호인단은 김 지사의 무죄를, 허익범 특검 측은 김 지사의 유죄를 확신한다는 입장이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