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치료제, 게임체인저 못된다" 딱 자른 전문가들

지난해 12월 22일 언론에 공개된 셀트리온 치료제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2일 언론에 공개된 셀트리온 치료제 모습. 연합뉴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임상 2상 결과가 13일 오후 처음으로 공개된다. 의료계에선 이 약이 첫 국산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받을지 기대하는 한편, 실제 의료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지켜보고 있다.
 
렉키로나주는 90분간 정맥 내로 주사제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산소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증과 중등도 수준의 코로나19 환자가 대상이다. 이 약은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와 결합하는 대신 약과 결합해 더 증식하는 것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주사제 1회당 가격은 40만원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는 중증 환자로 발전하는 비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릴리ㆍ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와 비교해 동등 이상의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허가받은 약은 다국적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베클루리주(성분명 렘데시비르) 뿐이다. 이 약도 중증 진행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최근 렉키로나주의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다. 식약처는 지난 11일 “셀트리온이 제출한 렉키로나주 허가 신청을 접수하고, 제출자료 요건을 검토하는 예비심사를 거쳐 자료 심사와 실태조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직 임상시험 마지막 단계인 3상 시험 단계가 남아있지만 2월 초 조건부 허가가 나올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2상 임상시험은 형태와 목적이 3상 임상시험과 유사하다. 심사결과 임상 2상에서 치료효과가 확인되면 3상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품목허가를 고려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이번주 실태조사를 하고 다음 주쯤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임상시험 자료 검토 회의를 실시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지금까지 임상 연구 자료를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는데 이 때문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 통상 신약은 임상시험 결과를 학술지에 게재해 학계의 검증을 받는데, 허가 신청까지 이런 과정이 없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지난달 31일 “공적자금의 지원을 받은 임상시험 결과는 무료로 공개되는 학술지에 게재하고, 모든 임상시험 결과 자료는 공개하는 것이 그동안의 관행이다”라며 “신약의 효과와 안정성은 제약회사의 일방적인 홍보로 평가할 수 없으며 신약 연구개발 과정과 결과 보고의 투명성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국제적 상식이다”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 중인 인천 셀트리온 2공장을 방문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으로부터 치료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 중인 인천 셀트리온 2공장을 방문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으로부터 치료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첫 국산 코로나19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안전성과 비용 대비 효과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다국적 제약사 릴리ㆍ리제네론의 항체 치료제가 미국에서 임시 사용 승인을 받았는데도 코로나19 대유행의 흐름을 바꾸거나 사망자를 대폭 줄이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게임 체인저(흐름을 바꾸는 결정적인 변화)가 되기는 어렵다”라고 잘라 말했다. 김 교수는 “릴리의 항체치료제도 입원 환자에 효과가 없어서 사용 중단했다. 외래에서 경증 내지 중등증 환자인데 고령자나 만성병 환자 등 고위험군이 있는 경우 중증으로 갈 수 있으니까 그런 경우 투여하면 중증 가서 입원하거나 응급실 가는 횟수 줄이는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안전성에 대한 지적을 아무도 안 해서 걱정이다. ADE(항체의존면역증강) 부작용이 우려되는데 그 부분에 대한 검증도 충분히 안 된 것 같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백신은 능동면역, 접종으로 몸에서 항체가 나오게 하는 것이다. 이건 수동면역, 외부에서 항체를 주입하는 것이다. 몸 안에 항체가 있는데 이것이 바이러스 막는 게 아니라 바이러스와 결합해서 세포 내 침투를 더 용이하게 해서 증상을 심하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ADE부작용이다. 항체가 있는 상태서 바이러스에 감염돼 바이러스가 폐 조직 등에 빠르게 들어가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ADE 부작용 모니터링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렉키로나주는 치료의 여러 스펙트럼 중 하나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정 교수는 “항체치료제는 바이러스를 직접 죽이는 게 아니라 몸 안에서 바이러스가 증식하면 만들어진 바이러스를 잡는 거라 태생적 한계가 있다”라며 “릴리나 리제네론이 효과가 뛰어나다면 미국 사망자가 지금처럼 많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망자를 줄일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초기에 모든 사람을 치료한다면 사망자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알아봐야 할 부분이 많다”라고 지적했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느 정도 역할은 할 수 있지만 전세 크게 바꿀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미 중증으로 악화한 환자에게는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중증으로 가기 전 환자들에게 광범위하게 쓰기 위해 가격이 좀 더 저렴해져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가격이 비싸다. 환자들에게 쓰려면 좀 더 싸게 만들어야 한다. 젊은, 경증 환자들은 자가치료되니까 필요 없다. 중증으로 넘어가기 쉬운 사람, 특히 고령환자나 기저질환자 등이 대표적인데 이분들에 먼저 사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며 ”기저질환 중 당뇨병 있는 사람들은 중증으로 넘어갈 수 있으니 경증이지만 항체 치료 시작하면 중증으로 넘어가는 비율 줄일 수 있으니 효과 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스더ㆍ이우림 기자 etoil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