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일본인 꺼져라" 2살 노노카 향한 도넘은 악플 세례

일본 동요 대회 은상을 받으며 율동 동영상으로 화제가 된 일본 어린이 무라카타 노노카(2)를 향한 도를 넘는 악성 댓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미디어 노출로 유명해진 아동을 향한 무차별적인 비난이 반복되고 있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 동요대회 은상’ 영상으로 화제를 모은 무라카타 노노카(2)측이 가족을 향한 악성 댓글에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유튜브 캡처

‘일본 동요대회 은상’ 영상으로 화제를 모은 무라카타 노노카(2)측이 가족을 향한 악성 댓글에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유튜브 캡처

"한국에도 우동 있나요?" 비난 봇물

노노카양은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진행된 동요 대회에서 은상을 받았다. 그 대회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확산하며 800만회 이상의 유튜브 조회수를 올렸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아지자 노노카양의 부모는 한국 공식 SNS 계정을 만들고 노노카양이 한국어를 배우는 영상도 올렸다.

노노카양의 부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노노카를 데리고 가 사람들의 따뜻함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SNS 활동이 늘면서 일부 네티즌의 표적이 됐다. 부모가 우동을 먹는 노노카양의 영상을 올리고 ‘한국에도 우동이 있나요?’라고 말한 것을 문제 삼았다. ‘한국을 후진국 취급한다’ 는 등의 노노카를 향한 악성 댓글이 확산했다.

한 네티즌이 무라카타 노노카 부모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네티즌이 무라카타 노노카 부모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더러운 일본인 꺼져라”…두살 아이에게 쏟아진 악플

노노카양의 한국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관리자는 지난 17일 악성 댓글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공개된 글에 따르면 노노카를 향해 “한국 팬들에게 선물 구걸한다” “더러운 일본인은 꺼져라” 등의 악성 댓글이 달리거나 다이렉트 메시지가 왔다고 한다. 노노카 측은 “어린아이이고 본인이 좋아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니 제발 예쁘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온라인에서는 악성 댓글 사태를 놓고도 의견이 충돌했다. 몇몇 네티즌들은 “2살 아이에게 너무 심하다” “프로 불편러들이 부정적으로 해석했다” “한국인으로서 부끄럽다. 대신 사과드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유튜브를 틀면 계속 나와서 거부 반응이 든다” “아이답지 않아서 싫다” “일본인이 한국에서 오버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난 2018년 유튜브를 시작한 초등학생 유튜버 '띠예'는 바다포도 ASMR로 인기를 끌었다. 띠예는 악플과 각종 악성 신고에 시달리며 한때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유튜브 캡처

지난 2018년 유튜브를 시작한 초등학생 유튜버 '띠예'는 바다포도 ASMR로 인기를 끌었다. 띠예는 악플과 각종 악성 신고에 시달리며 한때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유튜브 캡처

유명해진 아동을 향한 무분별한 비판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키즈 유튜버'를 향한 악성 댓글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 2018년 유튜브를 시작한 초등학생 유튜버 ‘띠예’는 ‘바다포도 먹어보기’와 ‘동치미 무 먹어보기’ 등 먹방 ASMR을 올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당시 띠예의 유튜버에는 “어린 X이 돈 맛보면 안 된다”는 등 각종 욕설과 성적 모욕이 담긴 댓글이 달렸다. 띠예는 댓글 창을 닫고 한때 활동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반일 감정 등 불편한 시선 복합돼

아동 스타를 향한 악성 댓글의 원인에 대해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너무 어린 나이에 유명해지는 것을 불편해하는 시선이 있다”며 “부모들이 아이들을 내세워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노노카 사례에 대해선 “반일감정이라는 정서까지 투사된 것”이라며 “국적이 달라서 생기는 문화적 차이에서 소통에 문제가 생기고 악성 댓글이 더 악화했다”고 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동의 경우 자아정체감이 형성되는 시기에 악성 댓글의 영향으로 문제가 생기거나 우울감도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견딜 수 있는 힘이 있는 성인과 달리 너무 이른 시기에 악플을 경험한 아동은 더 큰 상처를 받거나 부정적인 내용을 극단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