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청문위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은 26일 박 후보자와 수행비서를 특수폭행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고시생모임은 2016년 11월 23일 회원들이 사법시험 존치 법안 통과를 부탁하며 무릎을 꿇자 박 후보자가 “배후가 누구냐”며 멱살을 잡고 흔드는 등 폭행했다고 주장해 왔다. 야간에 고시생을 보자마자 욕설과 함께 멱살을 잡고 흔들면서 폭행하고, 수행비서는 옆에서 고시생 얼굴을 사진 찍으려 한 행위는 다중의 위력이므로 특수폭행에 해당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고시생들은 “폭행이 발생했던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박 후보자의 진솔한 사과와 반성만 있으면 용서하고 더는 문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며 “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끝내 고시생 폭행 사실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기에 결백을 호소하기 위해 그를 고발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전날 청문회에서 자신보다 큰 5~6명의 고시생이 사전 연락도 없이 오피스텔 앞에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한밤중에 배우자 혼자 있는 아파트에 찾아오고, 아들의 등굣길에도 나타나 오히려 위협을 당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고시생모임은 “박 후보자에게 만나 달라며 한 달 동안 호소했지만 전화 한 통 할 수 없었기에 편지라도 전달하자는 뜻에서 저녁 6시 전후해 자택에 방문해 편지를 전달해 드린 적은 있다”며 “아들이 현관문을 열어 편지를 전해주고 내려온 게 전부”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박 후보자가 고시생에게 폭행을 가하고 욕설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힘없는 약자에게 폭행을 일삼는 박 후보자는 후보자직을 자진해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3시간 넘는 마라톤 청문회를 진행했지만 박 후보자의 청문 보고서 채택에는 이르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에 박 후보자에 대한 청문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시한 내 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하면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재송부 요청을 한 뒤 임명 수순을 밟는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청문 보고서를 채택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박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들어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된 27번째 장관급 인사가 된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