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미·중 관계가 가장 중요…기후에는 손잡고, 인권 짚을 것"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7일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7일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중국은 경쟁하면서도 일부 분야에서는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 문제 등에선 협력하되 인권 침해 등에 대해선 확실히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라는 게 비밀이 아니다"라면서 "그 관계가 우리가 모두 살게 될 미래의 모습을 만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 관계에서 점점 더 '적대적인 측면'이 커지고 있다고 전제한 뒤 "경쟁적인 측면도 있지만, 여전히 협력적인 면도 있다"고 언급했다. 경쟁하는 와중에 협력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밝힌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양국의 상호 이익에 부합하는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기후 문제를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그는 "지구 온난화에 맞서기 위해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는 것은 중국과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이 저지르고 있는 인권 침해 같은 중대한 문제에는 눈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특히 "신장 지역에서 위구르족을 상대로 집단 학살이 자행됐다고 판단한다"며 상원 인준 청문회 때 밝힌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러시아에 대해서도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러시아 당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를 구금한 것과 관련해 "러시아 인권 문제 전반에 대해 매우 우려하며 대응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은 "중요한 것은 나발니의 목소리가 많은 러시아인의 목소리라는 것"이라며 "(러시아 당국은) 재갈을 물리지 말고 그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살해에 포상금을 걸고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도 두루 살펴보고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귀와 관련해서는 "이란이 핵 합의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이행하면 미국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동맹 및 파트너와 함께 보다 장기적이고 강력한 합의를 다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JCPOA는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주도로 이뤄졌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실패한 합의라며 2018년 탈퇴했고, 바이든 행정부는 다시 복귀하겠다고 공약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7일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7일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브리핑장의 분위기는 언론과 각을 세우던 전임 트럼프 행정부 때와는 사뭇 달랐다. 블링컨 장관은 자신도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것을 언급하며 "다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미국인과 전 세계에 전하는 여러분이 우리에게 책임을 묻고, 어려운 질문을 던지면, 그것이 우리를 더 낫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때로는 우리가 여러분을 좌절시킬 것이고, 때로는 여러분이 우리를 좌절시킬 것이지만, 그것은 예상된 일이고 어떻게 보면 그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20여분간 진행된 회견에서 북핵 협상이나 한반도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공동취재단(pool) 형식으로 진행된 회견에는 뉴욕타임스·AFP·로이터 등 영미권 기자들이 주로 참석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7일 부인 에반 라이언이 지켜보는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7일 부인 에반 라이언이 지켜보는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블링컨 장관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앞에서 정식으로 취임 선서를 했다. 앞서 인준을 받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역시 해리스 부통령이 취임 선서를 이끌었다. 첫 흑인·여성 부통령인 해리스는 이른바 '빅3' 장관의 취임 선서를 주재하며 '실세 부통령'의 위상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