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여배우에 "한국식 이름" 댓글…"다 너희거냐" 中 뒤집어졌다

중국 인기 여배우 장수잉(江疏影). [장수잉 웨이보 캡처]

중국 인기 여배우 장수잉(江疏影). [장수잉 웨이보 캡처]

“이름이 한국인이네, 조선 시대 청으로 잡혀간 우리 민족 후손인 거 같네요. 생긴 것도 한국 쪽이고, 김치는 한국 꺼.”
장수잉의 이름을 언급한 한글 댓글을 중국인이 캡처해 중국어 번역을 덧입힌 이미지. 22일 중국 SNS에서 급속히 퍼졌다.[웨이보 캡처]

장수잉의 이름을 언급한 한글 댓글을 중국인이 캡처해 중국어 번역을 덧입힌 이미지. 22일 중국 SNS에서 급속히 퍼졌다.[웨이보 캡처]

인터넷 댓글 하나가 중국 인기 여배우의 '이름 원조 논쟁'으로 번졌다. 한국 포털이 중국 배우 장수잉(江疏影·35·사진)을 소개하면서 이름을 중국어 발음 대신 한글 독음인 ‘강소영’으로 표기하면서 불러온 오해다. 장수잉의 이름을 언급한 한글 댓글을 중국인이 캡처해 중국어 번역을 덧입힌 이미지가 22일 오전 중국 SNS에 퍼지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장수잉은 최근 주연을 맡은 드라마 ‘겨우 서른(三十而已)’이 한국 넷플릭스에 서비스되면서 한국 팬이 크게 늘었다.
한국 포털의 중국 여배우 장수잉 소개 화면. 한글 독음 강소영으로 표기했다. [네이버 캡처]

한국 포털의 중국 여배우 장수잉 소개 화면. 한글 독음 강소영으로 표기했다. [네이버 캡처]

중국 네티즌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나섰다. “가소롭다. 한자도 너희 것, 침·뜸도 너희  것, 4대 발명 중 3대 발명이 너희 것, 단오절도 너희 것, 갑골문도 너희 것, 스스로 기만하고 남도 속이냐?” 팔로워 600만 명을 거느린 인기 드라마 블로거 ‘바쭈츠과수수(八組吃瓜蜀黍)’가 곧바로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 여론몰이에 나섰다. 23일 오전 웨이보 해시태그(검색어) ‘#한국 네티즌 “장수잉은 한국 이름”(韓國網友稱江疏影是韓國名字)#’은 하루 만에 클릭 수 9억 건을 넘어섰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의 해시태그(검색어)?‘#한국 네티즌 “장수잉은 한국 이름”(韓國網友稱江疏影是韓國名字)#’. 23일 오전 9억 건의 클릭을 기록하고 있다. [웨이보 캡처]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의 해시태그(검색어)?‘#한국 네티즌 “장수잉은 한국 이름”(韓國網友稱江疏影是韓國名字)#’. 23일 오전 9억 건의 클릭을 기록하고 있다. [웨이보 캡처]

중국 인기 여배우 장수잉의 인스타그램. 22일 자신의 이름 논쟁이 격화되자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함께 이름의 출처인 송나라 시인 임포의 시구절을 올렸다. [장수잉 인스타그램@mamaggiejiang 캡처]

중국 인기 여배우 장수잉의 인스타그램. 22일 자신의 이름 논쟁이 격화되자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함께 이름의 출처인 송나라 시인 임포의 시구절을 올렸다. [장수잉 인스타그램@mamaggiejiang 캡처]

장수잉도 나섰다. 중국에서는 차단된 자신의 인스타그램(@mamaggiejiang)에 사진과 함께 “옅은 그림자 비스듬히 맑은 물 얕게 비추고, 그윽한 향기는 황혼 무렵 달빛 속에 은은하네(疏影橫斜水清淺 暗香浮動月黃昏·소영횡사수청천암향부동월황혼)”라는 14자 댓글을 올렸다. 송나라 시인 임포(林逋, 967~1028)의 한시 ‘산속 정원의 작은 매화(山園小梅)’ 중 한 구절이다. 자기 이름의 출처를 넌지시 알린 셈이다.
 
그러자 한국 네티즌의 댓글에 분노했던 중국 네티즌이 환호했다. 네티즌들은 장수잉의 인스타 화면을 캡처해 공유했다. 검색어 ‘#장수잉 한시로 한국 네티즌에 회답(江疏影用詩句回應韓國網友)#’은 5억 클릭을 기록하며 앞선 검색어를 빠르게 뒤쫓았다.
 
‘장수잉·강소영 이름 논쟁’은 지난해 K팝 스타 BTS의 한국전쟁 발언부터 김치 원조 논쟁, '윤동주는 조선족' 논쟁 등으로 이어지는 한·중 간 문화 논쟁의 최신 버전이다. 전문가들은 한·중 네티즌간 감정 다툼이 악순환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임대근 한국외대 인제니움칼리지 교수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 시작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보복이 한국 대중문화가 중국으로 흐를 물길을 막았고, 한국은 이에 대한 반발로 중국 대중문화에 차가운 시선을 갖게 됐다”며 “사드 이전에 합의한 한·중 FTA에서 양국이 TV 드라마 공동 제작을 지원하고 장려한다는 선언도 공수표가 됐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문화 교류의 긍정적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는다면 내년 수교 30주년 행사도 차가운 분위기 속에 치러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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