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내가 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엄마는 어땠나요

한현(왼쪽에서 두 번째) 학생기자·이서정 학생모델이 각자 아기 때 사진을 들고 임산부 체험복을 착용한 어머니와 포즈를 취했다.

한현(왼쪽에서 두 번째) 학생기자·이서정 학생모델이 각자 아기 때 사진을 들고 임산부 체험복을 착용한 어머니와 포즈를 취했다.

전문가가 말하는 임출육 
엄마가 겪은 임출육
보고 듣고 체험하며 이해했죠
 
임신·출산·육아(임출육)는 여성의 몸·마음뿐 아니라 삶에 있어 일생일대의 변화를 일으켜요. 출산은 인간이 견딜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근육·뼈에 가장 큰 충격을 준다는 연구결과도 있지만, 보통 묘사되는 임출육 과정은 아름답기만 합니다.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고, 육아하는 과정까지 일사천리로 이뤄지며 성스러운 것으로 여겨지죠. 동시에 한쪽에서는 ‘임신이 벼슬이냐’ ‘모성애는 당연하다’며 핀잔을 주기도 해요. 임출육이 대체 어떻기에 이렇게 많은 말이 오가는 걸까요? 여성에게 임출육은 당연한 일일까요? 당연한 일이라면 우리는 왜 임산부를 배려해야 할까요?  
 
글=박소윤 기자 park.soyoon@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이서정(서울 언북초 5) 학생모델·한현(서울 명덕초 6) 학생기자

 
임산부 체험복을 입어본 한현(왼쪽) 학생기자와 이서정 학생모델. 온몸을 짓누르는 무게에 “엄마가 우릴 임신했을 때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 간다”며 입을 모았다.

임산부 체험복을 입어본 한현(왼쪽) 학생기자와 이서정 학생모델. 온몸을 짓누르는 무게에 “엄마가 우릴 임신했을 때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 간다”며 입을 모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생률이 0.84명으로 집계되며 2018년(0.98명), 2019년(0.92명)에 이어 3년 연속 1명 미만을 기록했어요. 여성이 가임기간 동안 아이를 1명도 낳지 않는다는 뜻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합계출생률이 1명 미만인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죠. 정부는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총 225조원의 예산을 저출생 대응에 사용했지만, 출생률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어요. 여기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겹치며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는 ‘데드크로스(인구 자연감소)’ 현상까지 발생했죠.
 
김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인구변화에 대응하고 임신·출산·육아와 관련한 공익적 사업을 지원한다.

김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인구변화에 대응하고 임신·출산·육아와 관련한 공익적 사업을 지원한다.

출생률이 하락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냐고요? 경제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생산연령인구가 줄면 경제성장이 느려지고 노인부양비 등 복지비용이 증가해 재정 부담이 심화해요. 또, 학령인구(만 6~21세의 인구) 감소로 초·중·고·대학교 등이 폐교하는 등 정치·경제·사회 전반적으로 영향을 끼치며 국가 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이미 인구 자연감소 현상이 나타난 우리나라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한 셈이죠. 단순히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으로 여겼던 임출육 뒤에 엄청난 사회적 기능이 숨어있다는 사실, 놀랍지 않나요. 우리나라의 인구구조변화에 대응하며 임신·출산·육아 지원을 위한 공익 사업을 펼치는 인구보건복지협회 김창순 회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출생률이 계속 하락하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저출생의 원인은 상당히 복합적입니다.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면 우선 경제적인 문제가 있어요. 취업이 어렵고 비정규직 등 불안정한 직업을 갖게 됨에 따라 결혼·출산이라는 미래의 일에 부담을 느끼죠. 사회·문화적으로는 여성들에게 부담을 주는 가부장적인 제도가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일과 가정을 병행하기 어려운 환경은 출산 기피로 이어지고, 출산 후에 직장을 그만두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해요. 마지막으로 가치관의 측면에서 보면 청년층의 인식과 태도가 많이 달라졌어요. 여성·남성 모두 일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기 때문에 결혼·출산으로 인해 노동시장에서 불이익을 받고 싶어 하지 않죠. 또 가치관의 변화로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생각해 비혼을 지향하기도 합니다.
 
임출육으로 인한 경력단절여성 문제도 지속해서 저출생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됩니다.
독박육아라고 들어봤나요? 배우자나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서 자녀를 돌본다는 의미인데요. 2020년 서울시 성인지 통계에 따르면 여성의 하루 가사노동시간은 2시간 26분인 것에 비해 남성은 41분으로 여성이 3배 이상 가사노동에 참여하고 있죠. 우리나라는 여전히 가사·육아의 많은 비중을 여성에게 전가하는데, 최근 코로나19로 육아 부담이 더 증가하고 있어요. 여성들은 임출육 과정에서 직장과 가정생활을 병행하기 어려워 회사를 그만두고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가 많죠. 따라서 임출육 기간에도 경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육아 휴직제도·유연근무제 등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하고요. 국공립 어린이집·유치원 등을 통해 아동 돌봄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질 높은 돌봄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저출생은 한 분야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인 문제네요. 해결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저출생 원인이 복합적인 만큼 해결책 또한 한 가지로 처방 내리기 어렵습니다. 정부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저출생 정책의 관점을 ‘출산장려’에서 ‘개인의 삶의 질 향상’으로 전환했어요. 출산은 개인의 선택에 따른 문제이기 때문에 국가가 강요할 수 없죠.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임출육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고용·주택·교육비용 등 경제적인 부담을 완화해야 하며, 일·생활 균형이 가능하고, 육아에 있어 성 평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해야죠. 또 아동·청소년·청년·예비부부·육아기 부모 등 개인의 생애주기에 따른 맞춤형 정책이 촘촘하게 마련돼야 해요.
 
최근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방송인 사유리씨가 비혼모로 출연했죠. 전통적 형태가 아닌 경우도 하나의 가족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결혼 후 아이를 낳는 가족만 정상가족으로 보는 시각이 있어요. 비혼모는 양육을 결심하고 자립을 위해 노력해도 사회적인 편견, 생활고, 가족·친구와의 단절까지 삼중고를 떠안는 경우가 많죠. 사회적 편견은 낙태·입양의 주요 요인이 되기도 해요. 주변 상황 때문에 양육을 포기하게 된다면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평생 큰 상처로 남겠죠. 우리나라의 비혼 출산은 2018년 2.2%로 OECD 평균 40.7%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우리도 이제는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고 가족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해요. 비혼뿐 아니라 사실혼 또한 법적 혼인과 동등하게 대우받을 수 있도록 법률 개정이 필요하죠. 어떤 가정이든 우리 사회에 태어난 아이들이 가족 형태로 차별받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다양하고 평등한 가족문화가 퍼질 때 출생률도 더 올라갈 수 있을 거예요.
정부가 지난 1월 3일 발표한 2020년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출생자가 사망자 수를 밑돌아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데드크로스’가 처음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경기도 수원시 한 병원 신생아실 모습. [뉴시스]

정부가 지난 1월 3일 발표한 2020년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출생자가 사망자 수를 밑돌아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데드크로스’가 처음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경기도 수원시 한 병원 신생아실 모습. [뉴시스]

임산부 배려석 같은 캠페인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배려는 의무가 아니다’ ‘역차별이다’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왜 임산부를 배려해야 할까요.
임신하면 다양한 변화를 겪게 돼요. 임신 초기에는 입덧이라고 하는 구토 증세가 나타나는데요. 입덧은 아침에 심하지만 온종일 계속되기도 하죠. 또한 임신에 따른 신체적 변화로 인해 골반·등뼈에 무리가 가 아프기도 하고요. 이외에 개인에 따라 두통, 임신중독증, 출산을 앞둔 두려움 등 여러 증상을 호소합니다. 임신은 개인의 선택이긴 하지만, 그로 인한 신체적·정서적인 변화는 혼자 감당하기 힘들죠. 여러분과 함께하는 새로운 사회 구성원이 탄생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임산부를 존중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닐까요?
 
인구보건복지협회가 하는 일·목표가 궁금해요.
우리 협회의 목표는 국가적 현안인 인구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임출육 하기 좋은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거예요. 이를 위해 여러분과 같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인구문제를 생각하는 청소년들의 모임(Top-Teens)’을 운영하고, 전국대학생인구토론대회, 인구교육, 성·피임 교육 등을 통해 청소년이 인구문제를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죠. 많은 청소년이 인구문제에 관심을 갖고 정확한 정보를 접해 건강하게 성장했으면 합니다.
 

임출육으로 지친 몸·마음 케어하는 ‘더패밀리랩’

하이수 더패밀리랩 대표.

하이수 더패밀리랩 대표.

임신·출산·육아로 지친 우리 엄마의 몸과 마음, 어떻게 위로받을 수 있을까요. 스타트업 ‘더패밀리랩’은 그 답을 여성 전문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에서 찾았습니다. 더패밀리랩의 엄마 운동 애플리케이션(앱) ‘HEYMAMA’는 여성의 생애주기에 따른 적정운동을 실행 가능한 방식으로 제공하죠. 여성·가족 친화적 일자리를 창출하고 여성·청소년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여성가족부 선정 ‘여성가족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어요. 운동 앱을 따라 하는 것만으로 어떻게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냐고요. 이서정 학생모델·한현 학생기자가 궁금증을 풀기 위해 나섰습니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운동센터 ‘헤이비핏앤펀’의 문을 열자 아이를 위한 놀이 공간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어요. 더패밀리랩 하이수 대표가 “일반 운동센터와는 조금 다르죠? 이곳은 엄마와 아이의 운동이 함께 이뤄지는 ‘아이 동반 피트니스 스튜디오’예요. 코로나19 때문에 잠시 중단했지만, 엄마와 아이가 몸을 맞대고 운동하며 마음까지 힐링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왔죠. 요즘은 출산 후 여성을 대상으로 산후회복 전문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아이 전용 놀이 공간 덕에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엄마도 마음 놓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답니다”라고 안내했죠.
이서정 학생모델이 “대표님을 비롯해 직원 대부분이 엄마라고 들었는데, 출산 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앱을 고안한 계기가 궁금해요”라고 물었어요. “전 6년 전 출산한 엄마인데요. 임신하면 단순히 배만 나오는 게 아니라 배의 무게 때문에 몸이 굽고, 자세가 바르지 않으니 어깨·등까지 아프죠. MRI(자기공명영상법) 촬영 결과, 산후 여성 25%에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선수와 비슷한 수준의 피로골절·근육염좌·골반 손상과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고 해요. 이런 통증은 아기를 낳는다고 ‘뿅’ 하고 사라지지 않죠. 육아에 바빠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을 시간이 없고, 주기적으로 병원에 가거나 운동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처음 고안한 게 아이 동반 피트니스 스튜디오예요. 출산 후 여성이 조금이나마 육아 부담을 덜고 운동할 수 있도록 돕죠. 하지만 잠깐의 외출조차 힘든 엄마도 분명히 있단 말이에요. 그런 분들을 위해 HEYMAMA를 만들게 됐어요. HEYMAMA 앱에서는 산후 여성 지도 경험이 있는 전문 강사가 출산 시기별로 체계화된 커리큘럼에 따라 운동을 지도합니다. ‘손목이 아파서 이 동작은 못 하겠다’고 댓글을 남기면 ‘이런 동작부터 해보세요’라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 오프라인 운동을 모바일에 구현하려 노력했죠. 무엇보다 시간·공간의 제약이 없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게 장점이에요.”
 
“또 한 가지 이유는 소외된 엄마를 위한 복지 서비스를 만들고 싶단 생각에서예요. 우리나라는 산후 여성, 즉 엄마를 위한 인프라가 잘 마련돼 있지 않아요. 임신 중 여성을 위한 지원은 충분하지만, 출산 후 대부분의 복지정책은 엄마가 아닌 아이를 위한 거죠. 프랑스·독일 같은 유럽에서는 산후회복 프로그램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데, 이를 예방적 헬스 케어라 해요. 건강관리를 잘한 산후 여성일수록 나이 들어서도 질병에 시달릴 확률이 낮고, 이는 곧 사회적 비용의 절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책적으로도 이득이죠. 출생률과도 연관이 있어요. 35년간 산후 여성 복지정책을 시행한 프랑스의 경우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출생률(1.90명, 2017년 기준)을 기록하고 있죠. 빨리 몸을 회복하고 삶의 여유를 찾으면서 둘째 출산을 더 긍정적으로 고려하게 된다는 거예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하이수(가운데) 더패밀리랩 대표와 나란히 섰다. 여섯 살 아이 엄마이기도 한 하 대표는 “산후 여성이 자신의 삶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하이수(가운데) 더패밀리랩 대표와 나란히 섰다. 여섯 살 아이 엄마이기도 한 하 대표는 “산후 여성이 자신의 삶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산후 여성뿐 아니라 경력단절여성에게 일자리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들었어요.” 한현 학생기자가 질문했습니다. “여성 운동 강사도 출산 후 경력단절로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거든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강사들의 출산 경험은 산후 여성을 가르칠 때 큰 자산이 되죠. 그래서 산후회복운동 전문가 과정을 운영하고, 경력단절여성도 산후회복운동 전문 강사로 일하며 원래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30여 명의 산후 여성이 산후회복운동 강사가 됐어요. 앞에서 언급한 모바일 앱 강사의 경우 재택근무 형태로 유연하게 일할 수 있어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을 원하는 산후 여성에게도 적합하죠. 앱 수요가 늘면 해외진출을 통해 다문화가정 여성 대상 산후회복운동 콘텐트를 운영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에요.”
 
산후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으로는 “엄마들의 삶이 바뀌는 순간을 목격했을 때”라며 웃었습니다. “잘 챙겨 먹고 꾸준히 운동해야 하는 거, 누구나 아는 사실이잖아요. 하지만 출산 후 여성은 아이 돌보랴, 일하랴, 자기 몸까지 챙기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프로그램을 이용한 고객이 운동하면서 몸도 좋아지고 일상의 활력을 찾았다며 후기를 보낸 적이 있어요. 몸이 아프니 우울하고 아이에게 짜증만 냈는데 성격도 변하고 웃으며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됐다고요. 이런 얘기를 들을 때 ‘우리는 운동을 제공했을 뿐인데 한 사람의 일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냈구나’ 싶어 보람 있죠. 엄마들이 자신의 삶을 찾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게 저희의 사회적 사명입니다.”
최은선 강사 구호에 맞춰 엄마와 함께 운동하는 학생기자단. 두 발을 맞대고 넓게 벌린 뒤 서로의 팔을 밀고 당기며 다리 안쪽과 허리에 오는 자극을 느껴본다.

최은선 강사 구호에 맞춰 엄마와 함께 운동하는 학생기자단. 두 발을 맞대고 넓게 벌린 뒤 서로의 팔을 밀고 당기며 다리 안쪽과 허리에 오는 자극을 느껴본다.

출산 후 늘어진 복부의 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단련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세. 두 발을 모아 맞댄 뒤 무릎이 펴질 때까지 높이 든다.

출산 후 늘어진 복부의 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단련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세. 두 발을 모아 맞댄 뒤 무릎이 펴질 때까지 높이 든다.

안쪽 발을 맞대고 팔을 넘겨 손을 맞잡은 뒤 허리를 쭉 늘려 스트레칭한다. 서로 꼭 잡은 두 팔로 하트 모양을 만들며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

안쪽 발을 맞대고 팔을 넘겨 손을 맞잡은 뒤 허리를 쭉 늘려 스트레칭한다. 서로 꼭 잡은 두 팔로 하트 모양을 만들며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

하 대표의 설명을 들은 소중 학생기자단이 직접 엄마와 함께하는 운동을 체험했어요. 요가 매트를 깔고 엄마와 마주 앉으니 웃음이 절로 났죠. 출산 후 산후회복운동 강사로 활동하는 최은선 강사의 구호에 맞춰 몸을 풀고 본격적인 운동이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으악~” “아파요!” 앓는 소리가 났죠. 고통도 잠시, 손과 발을 잡고 등을 맞대며 운동하는 과정에서 왠지 모를 유대감이 샘솟았어요. 하 대표는 아이 아이 동반 프로그램을 운영했을 때 일화를 들려줬죠. “운동이 끝난 뒤 펑펑 우는 모녀도 있었어요. 엄마는 출산 후 몸과 마음이 힘들어 아이에게 많은 신경을 쓰지 못한 것에 미안해서, 아이는 오랜만에 엄마와 몸으로 부대끼며 시간을 보낸 게 기뻐서 눈물이 났다고 하더라고요.”
엄마와 아이가 함께할 수 있는 전신 운동. 굳은 허리를 풀고 하체를 단련할 수 있다. 두 다리를 넓게 벌린 뒤 오른쪽 무릎을 구부려 중심을 잡고, 오른팔은 바닥 쪽으로, 왼팔은 옆구리에 자극이 느껴지도록 하늘을 향해 쭉 뻗는다. 양쪽 반복한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할 수 있는 전신 운동. 굳은 허리를 풀고 하체를 단련할 수 있다. 두 다리를 넓게 벌린 뒤 오른쪽 무릎을 구부려 중심을 잡고, 오른팔은 바닥 쪽으로, 왼팔은 옆구리에 자극이 느껴지도록 하늘을 향해 쭉 뻗는다. 양쪽 반복한다.

운동을 마친 두 학생기자는 마지막 관문, 임산부 체험복 착용에 나섰습니다. 가슴과 배 부분에 총 6.5㎏의 실리콘이 들어간 임산부 체험복을 착용하는 순간 두 학생기자는 “헉!” 소리를 내며 비틀거렸죠. “생각보다 무거워서 깜짝 놀랐어요”(한현) “임신한 10개월 내내 이 무게를 안고 지내야 한다고요? 말도 안 돼요”(서정) 쉴 때 침대에 눕는 걸 가장 좋아한다는 서정 학생모델이 무거운 배를 안고 바닥에 누워봤습니다. “위를 보고 누우니 배와 허리가 눌려 아파요. 옆으로 누워야겠는데요.” 옆으로 눕는 과정도 쉽지 않습니다. 배를 잡고 팔꿈치를 머리에 괸 뒤 천천히 누워야 했죠. 이번엔 앉아볼까요. 책상에 앉아 연필을 잡았지만, 불룩 나온 배 때문에 편하게 글씨를 쓸 수 없었어요. 서정 학생모델은 “앉으나 누우나 불편한 건 마찬가지예요”라며 지친 표정을 지었습니다.
불룩 나온 임산부 체험복 배 때문에 책상에 가까이 앉을 수 없어 불편해한 이서정 학생기자.

불룩 나온 임산부 체험복 배 때문에 책상에 가까이 앉을 수 없어 불편해한 이서정 학생기자.

임산부 체험복을 입은 한현 학생기자가 손을 씻기 위해 세면대로 향했다. 배가 눌리지 않게 조심하며 손을 씻으려니 허리까지 아프다.

임산부 체험복을 입은 한현 학생기자가 손을 씻기 위해 세면대로 향했다. 배가 눌리지 않게 조심하며 손을 씻으려니 허리까지 아프다.

손을 씻기 위해 세면대로 향한 한현 학생기자는 “안에 아이가 있다고 생각하니 배가 눌릴까 봐 수도꼭지에 손을 제대로 뻗을 수도 없다”고 했어요. 손을 닦기 위해 허리를 숙이니 배 눌림은 더욱 심해 결국 엉덩이를 쭉 빼고 불편한 자세로 손을 씻어야 했죠. 외출을 위해 신발을 신는 과정에서 또 한 번 위기가 찾아왔어요. 운동화 끈이 풀려 다시 묶어야 하는데 배 때문에 손이 닿지 않고 허리와 무릎도 아팠죠. “평소에는 높은 턱에 다리를 올리고 신발 끈을 묶는데, 배가 나오니 다리를 올릴 수도, 허리를 굽힐 수도 없어요”라며 곤란한 표정을 지은 한현 학생기자. 힘들게 신발을 신고 이서정 학생모델과 함께 계단으로 향했습니다. 겨우 한 발 내디뎠을 뿐인데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어요. 무거운 배 때문에 무게중심이 앞으로 기우는데, 높은 경사의 계단까지 오르려니 온몸이 쑤셨죠. 두 학생기자는 입을 모아 말했어요. “막연히 배가 나왔으니 무겁겠다고만 생각했는데, 체험복을 착용해보니 임산부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많은 어려움에 부딪힐지 알겠더라고요. 왜 우리 사회가 임산부를 배려해야 하는지도 깨닫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운동화 끈을 묶기 위해 몸을 굽힌 한현 학생기자. 발에 손이 닿지 않을뿐더러 무거운 몸 때문에 무게중심을 잡기 쉽지 않다.

운동화 끈을 묶기 위해 몸을 굽힌 한현 학생기자. 발에 손이 닿지 않을뿐더러 무거운 몸 때문에 무게중심을 잡기 쉽지 않다.

 

이서정 학생모델 어머니의 육아일기

임신 직후: 의사 선생님께 ‘아기가 제대로 자리 잡을 때까지는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말을 들어서인지 잠이 오는 정도가 아니라 쏟아진다. 아기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엄마를 멈추게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먹는 것보다 잠이 우선이다.
 
임신 3개월: 입덧이 심해졌다. 밥 냄새만 맡아도 힘들고, 딸기 외에는 아무것도 먹을 수 없다. 8월이라 딸기가 나지 않아 서정이 아빠가 케이크에 있는 딸기라도 먹으면 어떻겠냐며 사왔는데, 괜히 서러워서 눈물이 났다. 호르몬 변화 때문인지 작은 일에도 예민해진다.
 
임신 6개월: 이때쯤이면 입덧이 덜하다던데, 배는 점점 나오고 입덧도 그대로라 힘들다. 신종플루가 유행이라 아이에게 나쁜 영향이 갈까 걱정된다. 퇴사 후 집에만 머무르며 태교에 전념하기로 했다.
 
만삭: 아직 입덧이 있지만, 다행히 서정이는 잘 자라고 있다. 아이와 양수 무게만큼 몸무게도 많이 늘었다.
 
출산 시: 혈액형이 Rh-AB형이라 출산 중 수혈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혈액도 구비해놓고 분주하게 출산 준비를 마쳤다. 출산 과정에서 열이 40도까지 올랐는데, 복중 태아는 40도가 넘는 열기에 갇히게 돼 위험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 의료진이 얼음팩을 잔뜩 만들어 열을 식혀줬고 수술 없이 14시간 정도 산고를 겪은 뒤 순산했다. 2.6㎏의 작은 몸으로 태어난 서정이는 고열에 시달린 나 때문에 복중에서 양수를 마셨고, 나오자마자 바이러스 검사를 했다. 염증 수치가 높아 걱정했는데 다행히 3일 만에 수치가 떨어졌다.
 
출산 직후: 온몸이 부어 거동이 힘들다. 부기 빠지는 약, 호박즙을 먹고 마사지까지 받았지만, 퉁퉁 부은 발이 돌아오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아이에게 초유를 먹이고 나니 유선이 더욱 활성화해서 그런지 젖이 빨리 돌기 시작했다. 젖몸살 예방 차원에서 미리 유축도 하고 마사지도 받았다. 몸이 너무 힘들고 졸리지만 그래도 서정이를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이니까 참고 버틴다.
 
출산 3개월 뒤: 몸과 마음이 점점 피폐해져 간다. 서정이를 보고 있으면 참 예쁘고 행복한데, 거울 속 나는 망가져 가는 것만 같다. 출산 전 입었던 옷은 전부 맞지 않는다. 창밖을 보기만 해도 눈물이 나고 누가 내 모습을 보는 게 싫다. 약간의 산후우울증을 겪고 있다.
 
출산 1년 뒤: 서정이와 이곳저곳 놀러 다니는 요즘, 마음이 많이 안정돼간다. 몸도 완전히는 아니지만 예전으로 많이 돌아왔고, 서정이 또래 아이를 가진 엄마들과 만나며 스트레스도 풀고 있다. 아직 아이가 어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이전처럼 자유롭게 할 수는 없지만, 함께 공감해주는 친구 같은 엄마들 모임에서 힘을 얻는다. 유아차를 끌고 다니는 엄마들을 보면 마음속으로 응원하게 된다. 그들도 스스로 치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출산 3년 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서정이를 보면 놀랍다. 이제 엄마랑 떨어져도 울지 않고 시간을 보낼 줄 안다. 오후 3시까지는 서정이를 기관에 보내고 나만의 시간을 가진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알아보고 운동도 하다 보면 출산 이전의 내 모습이 조금씩 보이는 것만 같다.  
 
현재: 서정이가 엄마의 보살핌을 요하는 일이 크게 줄었다. 나를 위한 시간을 써보자고 마음을 먹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근력도 많이 없어지고 피부 상태도 엉망이고, 자신감은 더욱 떨어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혼자만의 시간이 더 많아지겠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의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걱정된다. 몸은 편해졌지만 심리적으로는 불안한 요즘이다.
 

엄마의 육아일기를 보니

임산부 체험복을 착용한 뒤 엄마의 육아일기를 읽으니 ‘나를 가졌을 때 엄마가 이렇게 힘들었구나’ 느낄 수 있었어요. 임산부 체험복을 입자 “억!” 소리가 나면서 허리를 펼 수 없어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엄마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고생했다는 말에 조금 슬펐죠. 6.5㎏ 체험복을 입고 몸을 움직여봤는데,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하던 동작에도 제한이 많았어요. 전 하루 중 가장 행복한 때가 바쁜 일과를 마치고 침대에 누울 때거든요. 그런데 체험복을 입으니 눕는 것도 불편하고 가만히 앉아 있기도 쉽지 않더라고요. 원래 학교에서 계단을 올라갈 때 2칸씩 올라가는데, 1칸 위에 발을 내딛는 것도 힘들었죠. 엘리베이터에 임산부 스티커를 붙여 임산부가 우선 탑승할 수 있게 하는 이유를 알게 됐어요. 스타트업 ‘더패밀리랩’에서 엄마와 커플 요가도 했는데요.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엄마와 손을 맞잡고 여러 동작을 취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출산 후 몸과 마음의 변화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죠. 엄마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더 커지는 하루였습니다.  이서정(서울 언북초 5) 학생모델
 

한현 학생기자 어머니의 육아일기

임신 직후: 소화가 잘 안 되고 두통이 심했지만, 함부로 약을 먹을 수 없다. 아기를 위해 참았다.
 
임신 3개월: 여전히 입덧이 있지만, 처음보다 많이 나아졌다. 과일 같은 상큼한 음식을 주로 먹으며 버티고 있다.
 
임신 6개월: 조산 위험이 있다고 해 급히 입원했다. 현이가 엄마를 일찍 만나고 싶은 걸까? 엄마와 아기 모두 위험할 수 있다는 말에 회사는 잠시 휴직했다.
 
만삭: 현이가 많이 커서 배가 크게 부르고 숨쉬기가 힘들다. 하루빨리 아기를 만나고 싶은 마음뿐이다.
 
출산 시+출산 직후: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현이와 만났다. 이런저런 후유증으로 온몸이 아프다. 다행히 현이는 건강하게 세상 밖으로 나왔다.
 
출산 3개월 뒤: 아직 몸이 아프고 예전 같진 않지만, 점점 나아지는 게 느껴진다. 아기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출산 1년 뒤: 육아로 정신없는 와중에 회사에 복직했다. 현이를 돌봐줄 할머니가 계셔서 다행이다. 돌잔치 날 현이가 아파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건강을 회복한 뒤 온 가족이 모여 현이의 탄생 1주년을 축하했다.
 
출산 3년 뒤: 현이는 한 살 무렵 아팠던 아이라고는 믿기지 않게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는 건강한 아이로 자랐다.
 
현재: 아이가 많이 자라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여러모로 여유가 생겼다. 초등학교 6학년인 현이는 친구들과 즐겁게 운동하고 뛰어놀며 행복하게 지낸다. 앞으로도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행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엄마의 육아일기를 보니

이번 취재는 멀게만 느껴졌던 임신·출산·육아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됐어요. 임산부 체험복을 착용하고 간단한 동작 몇 가지를 해봤는데 평소보다 2~3배는 더 몸이 무겁고 힘들었죠. 좋아하는 농구는 꿈도 꾸지 못할 정도였어요. 특히 신발을 신을 때 운동화 끈을 묶으려 허리를 숙였는데, 볼록 나온 배 때문에 손이 닿지 않아 깜짝 놀랐죠. 임산부를 배려해야 하는 이유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어요. ‘더패밀리랩’ 취재를 통해 임신은 육체적으로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큰 변화가 생긴다는 걸 알게 됐어요. 엄마의 육아일기를 읽고 나니 그런 사실이 더 와 닿았습니다. 힘든 과정을 견뎌 절 낳아 주신 엄마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는 계기가 됐어요.  한현(서울 명덕초 6)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