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주역→'세금 먹는 하마'…알펜시아리조트 이번엔 팔릴까?

이만희 강원도개발공사사장(왼쪽)이 21일 오전 강원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알펜시아리조트 5차 공개 매각에서 2개 이상의 업체가 입찰 보증금을 납부해 입찰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박진호 기자

이만희 강원도개발공사사장(왼쪽)이 21일 오전 강원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알펜시아리조트 5차 공개 매각에서 2개 이상의 업체가 입찰 보증금을 납부해 입찰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박진호 기자

2018평창겨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돈 먹는 하마’로 불리는 알펜시아리조트 매각에 청신호가 켜졌다.

강원도개발공사는 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를 통해 진행된 알펜시아리조트 5차 공개 매각 개찰 결과 2개 업체가 참여해 유효한 입찰이 성립됐다고 21일 밝혔다. 입찰 보증금을 납부한 2개 업체는 모두 국내 개발업체다.

이번 입찰은 최고가 방식으로 강원도개발공사는 높은 금액을 낸 입찰자를 대상으로 사전인터뷰 등을 진행한 후 낙찰자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낙찰자 선정 결과와 세부내용은 오는 24일 발표한다. 최종 계약은 두 달간 본 실사와 협상을 거쳐 오는 8월 23일 체결된다.

2개 업체 입찰 보증금 납부 청신호

2018 평창겨울올림픽이 열렸던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중앙포토]

2018 평창겨울올림픽이 열렸던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중앙포토]

강원도개발공사 측은 “2011년 정부 경영개선 명령으로 매각 명령을 받은 알펜시아리조트는 5차 공고에서 유효한 입찰이 성립되며 강원도 숙원과제를 해결할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매각이 성사되면 강원도개발공사는 본연의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펜시아리조트 매각은 앞서 지난해 10월 말 진행된 1차 공고를 시작으로 수의계약을 포함해 올해 3월 초까지 2·3·4차 공고가 있었으나 입찰 참여보증금을 납부하지 않아 모두 불발됐다. 1조원에 달하던 알펜시아리조트 매각 대금은 4차례의 공개 입찰과 수의 계약을 통해 20% 낮아진 8000억대로 내려간 상태다. 실제 보증금이 납부된 것도 이번 5차 공개매각이 처음이다. 


알펜시아리조트는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해 강원도가 평창군 대관령면 일대 491만㎡ 부지에 2009년 조성한 종합 리조트로 골프장과 스키장, 호텔, 콘도, 고급 빌라 등으로 구성돼 있다.

분양 저조·공사 기간 연장 빚 떠안아

평창 겨울올림픽 노르딕 복합 공식 연습 장면. 평창 알펜시아 스포츠파크 내 크로스컨트리센터, 바이애슬론센터가 멀리 보인다. [연합뉴스]

평창 겨울올림픽 노르딕 복합 공식 연습 장면. 평창 알펜시아 스포츠파크 내 크로스컨트리센터, 바이애슬론센터가 멀리 보인다. [연합뉴스]

평창올림픽 주 무대로 활용되며 올림픽 성공 개최에 크게 기여했지만, 건설 과정에서 잦은 설계변경과 공사 기간 연장, 분양 저조로 건설비용 1조4000억원을 고스란히 빚으로 떠안았다.

지금까지 원금과 이자를 합해 총 6200억원을 갚고도 부채 7300억원이 여전히 남아있어 강원도개발공사와 강원도의 재정에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  

 
이만희 강원도개발공사 사장은 “알펜시아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고용 승계 조항을 포함했고 이 부분을 우선으로 협상하겠다”며 “매각되더라도 알펜시아리조트는 강원도 기업인 것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