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쑤이현 폭우 피해 모습. 11~12일 12시간 만에 503mm의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seasky 유튜브 캡쳐]](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8/13/f2ec3fc1-1055-472c-98a7-bed158d49f93.jpg)
중국 후베이성 쑤이현 폭우 피해 모습. 11~12일 12시간 만에 503mm의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seasky 유튜브 캡쳐]
“만약 내가 죽는다면 당신은 침대 밑에 비닐봉지에 넣어둔 돈을 꼭 찾아”
12일 후베이(湖北)성 쑤저우(隨州)시 류린(柳林)진. 이날 새벽 5시 13분 주민 지(季)씨의 휴대폰에 아내의 문자메시지가 들어왔다. 아내 공(龔)씨는 인근 마트에서 야간 근무 중인 상태였다. 깜짝 놀라 곧바로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12일 새벽 아내 공씨가 남편에 보낸 문자메시지. “만약 내가 죽는다면 당신은 침대 밑에 봉지에 넣어둔 돈을 꼭 찾아” [샹요신문 캡쳐]](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8/13/67946d19-50f7-4232-bbc0-fb28c5d9f06a.jpg)
12일 새벽 아내 공씨가 남편에 보낸 문자메시지. “만약 내가 죽는다면 당신은 침대 밑에 봉지에 넣어둔 돈을 꼭 찾아” [샹요신문 캡쳐]
새벽 4시, 물이 불어나는 게 보였다. 빨라진 물살은 도로를 휩쓸고 지나고 있었다. 불과 1시간 만에 거리의 물은 2m 가까이 차 올랐다.
아내의 문자를 받은 건 이때였다. 지씨는 현지 매체 샹요(上游)신문 기자에게 “당황한 마음에 아내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다. 신호는 가는데 아무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12일 폭우가 몰아친 중국 후베이성 쑤저우시 쑤이현 모습. [seasky 유튜브 캡쳐]](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8/13/433a9a21-aea0-4647-884f-5168d2fed254.jpg)
12일 폭우가 몰아친 중국 후베이성 쑤저우시 쑤이현 모습. [seasky 유튜브 캡쳐]
새벽 6시, 아내의 전화는 여전히 불통이었다.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2시간이 지난 오전 8시경, 지씨는 불어난 물이 흘러가는 속도가 다소 늦춰지자 500여 m를 헤엄치다시피 해서 마트로 향했다. 8시 20분, 지씨는 바닥으로 얼굴을 향한 채 물에 떠 있는 아내를 발견했다. 그녀의 옷자락이 진열대에 걸려 있었다.
샹요신문은 아내 공씨의 여성 동료도 마트에서 떨어진 인근 개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폭우가 휩쓸고 간 쑤저우시 류린진 [샹요신문 캡쳐]](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8/13/ac58d638-fb1f-4e0b-805c-79b0ec945bf9.jpg)
폭우가 휩쓸고 간 쑤저우시 류린진 [샹요신문 캡쳐]
지씨는 마을의 홍수 경보를 알리는 사이렌이 이날 새벽 4시가 돼서야 울렸다고 말했다. 전날에도 경고는 없었다.
이날 후베이성 류린진에선 12시간 만에 503㎜의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새벽 4~7시 사이 373.7㎜의 비가 쏟아졌고 오전 5시와 6시 사이 2시간 연속 강우량이 100㎜를 넘겼다고 현지 기상당국은 밝혔다.
이 비로 류린진에서만 8000여 명이 수해를 입었고, 21명이 숨졌다. 4명은 실종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