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준 판사에 "너, 후회할거다"···최악 야쿠자 두목 섬뜩 경고

"공정한 판결을 부탁했는데 이게 뭐냐! (판사) 너, 평생 이 일을 후회할 거다."
"심하잖아 너, 아다치씨!" 
 
24일 오후, 일본 후쿠오카(福岡) 지방법원의 한 법정에서 소동이 벌어졌다. '일본 최악의 야쿠자 집단'으로 불리는 폭력단 '구도카이(工藤会)'의 두목 노무라 사토루(野村悟·74)에게 살인 등의 혐의로 사형 판결이 내려진 직후였다. 노무라는 재판이 끝난 후 아다치 쓰토무(足立勉) 판사를 향해 "이런 판결이 있을 수 있냐! 후회할 거다"라고 으름장을 놨다. 

24일 재판에서 사형 판결을 받은 폭력단 '구도카이' 두목 노무라 사토루(왼쪽)와 무기징역 판결을 받은 다노우에 후미오. [방송화면 캡처]

24일 재판에서 사형 판결을 받은 폭력단 '구도카이' 두목 노무라 사토루(왼쪽)와 무기징역 판결을 받은 다노우에 후미오. [방송화면 캡처]

 
이날 무기징역 판결을 받은 구도카이의 '넘버투' 다노우에 후미오(田上不美夫·65)도 판사를 향해 "심하다"며 폭언을 쏟아냈다.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에서 폭력단의 현 두목에게 사형 판결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반인 살해하고 회사엔 총격

후쿠오카현 기타큐슈(北九州)를 근거지로 하는 구도카이는 일본에서 '야쿠자'로 통칭되는 지정폭력단(조직폭력단) 중에서도 잔인하고 악질적인 행태로 악명이 높다. 

야쿠자는 2011년 일본 정부가 개인이나 기업이 폭력단과 사업하는 것을 금지한 '폭력단 배제 조례'를 만들고 경찰이 전면적인 소탕 작전에 나서면서 세가 크게 약화됐다. 야쿠자들은 통상 조직 단위로 싸울 뿐 일반인들에게는 피해를 입히지 않는 것을 불문율로 삼아 왔다. 하지만 구도카이는 달랐다.

2016년 구도카이 멤버 한 명이 한국에서 은신하던 중 필로폰 1㎏ 상당을 중국에서 밀반입해 일본으로 밀반출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검거 당시 야쿠자는 실탄이 장전된 권총을 지니고 있었다. 사진은 당시 부산경찰청 마약수사대가 압수한 총기와 마약류. [중앙포토]

2016년 구도카이 멤버 한 명이 한국에서 은신하던 중 필로폰 1㎏ 상당을 중국에서 밀반입해 일본으로 밀반출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검거 당시 야쿠자는 실탄이 장전된 권총을 지니고 있었다. 사진은 당시 부산경찰청 마약수사대가 압수한 총기와 마약류. [중앙포토]

 
구도카이는 자신들의 일을 방해하는 일반인을 무참히 살해하고, 거래를 거절한 회사에 폭탄을 던지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구도카이는 일본서 유일하게 '특정위험지정폭력단'으로 지정돼 경찰에 별도 관리돼왔다. 일본 최대 야쿠자 조직인 '야마구치구미(山口組)' 보다 더 위험한 집단으로 분류된 것이다.


성형수술 실패하자 간호사 습격 

두목 노무라는 1998년 사업 이권과 관련해 기타큐슈시 어업협동조합장을 살해한 사건, 자신에 대한 수사를 담당했던 퇴직 경찰 총격 테러(2012년), 간호사 흉기 공격(2013년), 어업협동조합장 친인척인 치과의사 흉기 공격(2014년) 등 네 개의 사건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중 간호사 흉기 테러는 2013년 후쿠오카 거리에서 이 조직 간부가 칼로 간호사의 목과 팔을 수차례 찌른 사건이다. 이후 재판 과정에서 두목 노무라가 피해 간호사가 일하는 병원에서 성형수술을 받았으며, 수술 부위가 계속 낫지 않자 앙심을 품고 저지른 사건임이 드러났다.

올해 1월 일본 검찰은 노무라에게 사형을 구형하면서 "네 사건 중 사망자는 1명이지만, 피해자들이 모두 일반 시민이며 이들을 대상으로 한 위험한 범행을 계획적, 조직적으로 반복했다"면서 "특히 피고는 반성을 전혀 하지 않고 있으며, 갱생의 가능성도 없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노무라에게 사형 판결이 내려지면서 한때 조직원이 1000명이 넘었던 구도카이는 본격적으로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구도카이 파괴 작전'을 진행해온 후쿠오카 경찰은 24일 "구도카이 조직원들이 이번 판결을 계기로 용기를 갖고 조직과 결별해 갱생의 길을 걸었으면 한다. 경찰이 제대로 지원할테니 언제든 상담하라"며 조직원들에게 이탈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