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을 금으로 바꾸는 중국의 숨겨진 광학 도시

중국 장시(江西)성 상라오(上饒)라는 작은 도시에선
매일 '돌이 금으로 바뀌는' 마법이 벌어지고 있다. 

 

이곳에선 끊임없이 강철 기계가 돌아간다. 일본과 대만에서 들여온 원소재가 정석, 연마, 심취, 코팅, 접합 등 기타 공정을 거쳐 렌즈의 모태인 광학렌즈로 바뀐다. 이후 렌즈들은 추가적인 가공을 거친 후 현미경의 렌즈로 바뀌었다. 어떤 렌즈는 생산라인으로 들어가며 트리플 카메라와 쿼드 카메라로 변신한다.

렌즈 생산에 종사하는 피닉스 옵틱스 직원 ⓒ바이두

렌즈 생산에 종사하는 피닉스 옵틱스 직원 ⓒ바이두

2019년 기준 세계 광학 렌즈 시장은 약 52조 원, 중국의 광학 렌즈 시장은 약 32조 6484억 원으로 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그 중국 시장에서 가장 거대한 '광학 렌즈 기지'가 바로 장시성 상라오(上饒)시에 위치한다.

상라오는 장시성 내에서도 무명의 지역이다. 하지만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품고 있다. 상라오 시는 해마다 전국에서 60%가 넘는 광학렌즈를 공급하며 총 생산액은 천억 위안이 넘는다.

상라오시 광학 기지의 거래처는 중국 내 대표적인 센서 제조기업인 하이캉웨이스(海康威視),중국 대표 보안설비 업체 다화구펀(大華股份),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荣耀), 그리고 테슬라까지, 광학 렌즈를 사용하는 저명한 기업들이다.  

장시(江西)성 상라오(上饒)시의 광학 렌즈 기지. ⓒ바이두

장시(江西)성 상라오(上饒)시의 광학 렌즈 기지. ⓒ바이두

상라오시가 중국에서 가장 큰 광학 도시가 된 이유는 광학 산업 전체의 발전과 여타 차세대 기업의 지원에 있다. 올해 2월 기준 상라오시 광학렌즈 기지에는 260여 개의 광학업체가 진출해 있으며 가공, 제품 생산, 조립을 아우르는 광학 전 산업 사슬이 형성돼 있다.


상라오에 착륙한 최초의 기업은 피닉스 옵틱스 (凤凰光学,Phenix Optics Company Limited)로 1980년대 초 카메라가 보급되기 시작할 시점부터 렌즈 생산을 해왔다. 이후 광학 렌즈 가공, 광학 기기, 광학 부품 및 장비 제조와 같은 광학 산업 세분화를 포괄하는 산업 배치를 강화했다.

ⓒ피닉스 옵틱스

ⓒ피닉스 옵틱스

피닉스옵틱스의 발전은 상라오시 광학 산업의 번영을 위한 견고한 토대를 마련했다. 다년간의 축적을 거쳐 휴대전화 렌즈, 보안 렌즈가 곧 상라오시의 지배적 사업이 됐다. 이후 테슬라에 전장용 렌즈를 납품하는 롄촹전자(联创电子·Lceoptics), 위통광학(宇瞳光学)등 차세대 광학 기업을 육성했다.

위퉁광학(宇瞳光学)은 세계 최대의 보안 렌즈 공급 업체로, 이들의 산하에는 하이캉웨이스(海康威視), 다화구펀(大華股份)의 대형 공장이 포함된다. 위통 광학은 가히 보안 렌즈 분야의 히든 챔피언인 셈이다.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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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학 산업은 상라오시를 번영시키기에 충분했다.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 주민의 생활 수준을 높이는 데 큰 일조를 했다. 상라오시의 지역주민은 렌즈 가공 공장에 근무하며 일반적으로 6천 위안~1만 위안의 월급을 받는다. 이는 상라오 현지 평균 급여 4~5천 위안과 비교하면 고임금 직종에 속한다.

지난해 상라오의 광학 기업 수는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산업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성장하며 '100억 광학' 목표의 조기 달성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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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라오경제개발구는 광학 산업 1, 2단지, 합작회광전정보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상라오경제기술경개구 광학 산업단지 관리방법'을 제정해 입주 광학 기업에 대한 보조금, 금융 지원, 투자 인센티브, 창업 서비스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전국 최초로 지능화된 광학 특화마을을 건설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광학 렌즈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4차 산업 시대가 도래하며 광학 산업은 IT 기술의 뿌리 역할도 맡게 됐다. 또 중국 자동차 산업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차량용 렌즈 시장에서도 폭넓은 시장 공간을 확보했다. 결과적으로 렌즈산업은 여전히 상라오시의 블루칩인 셈이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차이나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