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모든 근로자에 '면역 증명서' 의무화…"없으면 무급 정직"

이탈리아가 다음 달 15일부터 모든 근로자에게 코로나19 면역 증명서인 '그린 패스' 소지를 의무화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은 이탈리아 정부가 이날 내각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이런 내용의 행정명령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에선 공공·민간 영역을 불문하고 모든 근로자들이 출근할 때 그린 패스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나 음성 진단결과, 감염 후 회복해 항체를 보유한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면역 증명서인 그린 패스가 제시되고 있다.[AP=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면역 증명서인 그린 패스가 제시되고 있다.[AP=연합뉴스]

그린 패스를 제시하지 않는 근로자는 정직 당하고, 급여도 중단되며 그린 패스 없이 사업장에서 일할 경우 최고 1500 유로(약 208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BBC는 "모든 근로자에게 그린 패스 요구는 유럽에서 최초이자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조치"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월 유럽연합(EU)은 그린 패스 제도를 도입했으나 이는 EU 안에서 자유롭게 이동하자는 취지였고,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그린 패스를 공공시설 출입 시  활용하고 있다. 또 앞서 지난 9일 미국 정부는 일부 민간 부분 근로자들에게도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지만 연방정부와 계약을 맺은 사업체, 100인 이상 기업과 같이 한정 지었다.  

이탈리아 당국은 겨울철을 앞두고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도입했다는 입장이다. 로베르토 스페란자 보건부 장관은 "이번 결정이 우리의 예방 접종 캠페인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13만167명에 달한다. 이는 유럽에서 영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현재 백신 접종 완료율(2차 접종률)이 64.8%로 높은 편이지만, 델타(인도발)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최근 하루 확진자는 4000~5000명대에 이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탈리아는 '그린 패스' 적용 범위를 계속 넓혀왔다. 지난달 6일부터 실내 식당과 문화·체육시설 출입 시 의무화한 데 이어 이달 1일부턴 버스·기차·여객기 등의 모든 장거리 교통수단 이용 때도 제시하도록 했다. 또 보건·의료 종사자들에겐 백신 접종을 의무화해 거부하는 이들은 정직시켰다. 로이터통신은 이탈리아에서 백신 미접종으로 정직 당한 의사가 728명이라고 전했다.   

이탈리아에서 지난 11일 그린 패스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 지난 11일 그린 패스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대부분이 백신을 맞지 않았다며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선 백신 접종 강제와 그린 패스 확대를 반대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지는 등 반발도 만만치 않다.   

한편 프랑스도 보건·의료 종사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는데,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16일 백신을 맞지 않아 정직 당한 보건·의료 종사자가 3000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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