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464억 쏟아부은 '청년몰'…5년 만에 42% 문 닫았다

수원 영동시장의 청년몰 모습. 전민규 기자

수원 영동시장의 청년몰 모습. 전민규 기자

 
정부가 청년 일자리 창출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내걸고 시작한 ‘청년몰’ 사업이 5년이 지나도록 부진하다. 장사가 안돼 휴·폐업하는 청년몰이 속출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황운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6일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672개 청년몰 중 285개가 휴·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폐업률이 42%에 달한다. 지역별로 인천의 휴·폐업률이 73%(조성점포 41곳 중 30곳)로 가장 높았다. 이어 부산(65%), 충북(63%), 경북(62%), 대전(59%) 등에서도 청년몰 절반 이상이 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전통시장을 찾는 발길이 줄자, 이곳 내 청년몰을 조성하는 사업을 2016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통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지원책이었다. 2016년 127억5000만원, 2017년 142억5000만원, 2018년 157억5000만원, 2019년 37억원 등 지원금만 총 464억5000만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성적이 신통찮다. 국회 같은 상임위 소속 이규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받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청년몰이 개업한 지 1년도 안 돼 폐업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부터 이달 중순까지 문들 닫은 점포 293개 중 1년 안에 폐업한 가게가 128곳으로 44%의 높은 비율을 보였다.

청년몰은 외식 사업가인 백종원이 2018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직접 컨설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손님의 발길을 꾸준히 붙잡으며 성공한 곳은 많지 않다. 정부의 임대료 지원 기간인 2년이 지나면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는 곳이 적지 않다. 이규민 의원실이 지난해 조사한 청년몰 휴·폐업 사유는 경영 악화 또는 임대료 지원 종료 등 경제적인 이유가 40%, 개인적 사유 30%, 취업 중도 포기와 결혼·출산 등이 20%로 나타났다.


청년구단(청년몰)이 입주해 있는 대전시 동구 원동 전통시장 건물. 프리랜서 김성태

청년구단(청년몰)이 입주해 있는 대전시 동구 원동 전통시장 건물. 프리랜서 김성태

 
국민 세금이 투입됐지만 사업 성과가 부진한 만큼 정부가 정책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당초 전통시장 내 청년몰 입점 자체가 상권과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는 청년몰 사업 성과가 안 보이자 2018년까지 매년 100억원 넘게 투입하다가 2019년부터 지원금을 수십억 원대로 낮춰 진행하고 있다.  

이규민 의원은 “청년몰 폐업률이 높은 것은 정부가 청년 창업가의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중소벤처기업부 등은 청년몰 정책 성과가 낮은 것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청년 창업가가 원하는 사업 모델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운하 의원은 “온라인·비대면 서비스 확대 등 현재 시장 상황에 맞추어 판로 지원 사업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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