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바이러스 [MIT]](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11/21/f67ac834-ec67-4291-a644-8cf8392ad05d.jpg)
코로나 19 바이러스 [MIT]
그동안 이뤄진 대부분의 코로나19 연구는 이 바이러스에 취약한 유전자를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례로 이달 초 옥스퍼드대학 연구진은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호흡 부전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두 배로 늘리는 유전자 ‘LZTFL1’의 존재를 확인했다. 이에 안드레아코스 교수는 “인간의 게놈은 매우 불균질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취약한 유전자의 반대급부인 무적 유전자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할 때 이뤄지는 과정을 근거로 가설을 세웠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침투 무기’인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세포에 침투한다. 이때 세포의 ACE2 수용체가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할 때 인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연구진은 이런 수용체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하는 유전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FT는 연구진이 단서를 찾은 것 같다고 전했다. 침대를 공유하는 배우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 다른 배우자가 코로나19에 지속해서 감염되지 않은 경우에서다. 물론 백신을 맞기 전에 발생한 일이어야 한다. 안드레아코스 교수는 배우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코로나19 PCR 테스트에서 두 번 이상 ‘음성’이 나온 사람들의 유전자를 분석하고 있다. 안드레아코스 교수는 내년쯤 연구 예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무적 유전자’로 식별되려면 이 유전자는 코로나19 환자에게서는 발견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무적 유전자가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FT는 연구진이 이런 무적 유전자를 발견하면, 향후 다른 항바이러스 치료의 길을 열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1990년대 케냐의 성노동자들 가운데서도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지속적으로 노출됐지만, 감염을 회피한 케이스가 있었다. 이들은 특정 형태의 바이러스가 세포로 침투할 수 있게 하는 핵심 수용체가 없는, 흔하지 않은 돌연변이를 가졌다. 이 케이스 연구는 201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마라비록(maraviroc)이라는 HIV 치료 약 개발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