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12일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4개 자산운용사의 ‘커촹판STAR50 ETF’가 1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고 밝혔다. 공모펀드는 있었지만 국내 첫 커촹판 ETF로, 커촹판 상위 50개 기업을 담은 STAR50지수를 바탕으로 한다. 그동안 커촹판에는 중국인과 등록된 외국인 투자자만 투자할 수 있었다.
커촹판은 중국 내 기술 혁신 기업의 자본 조달을 위해 지난 2019년 7월 22일 상하이거래소에 독립적으로 개설됐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직접 지시한 금융개혁의 역점사업으로 중국의 대표 파운드리 업체인 SMIC와 스마트 에너지 솔루션 기업 스마트 솔라, 반도체 장비 업체 AMEC 등이 상장돼 있다.
시진핑 3기 정권 출범을 앞두고 중국의 신성장산업 육성에 대한 기대감에 국내 자산운용사가 커촹판 ETF를 선보인 것이다. 환노출형 상품인 커촹판 ETF는 장단점이 다르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는 비슷하다. STAR 50지수를 90% 이상 추종하는 패시브 ETF로, 실제 주식을 담지 않고 장외파생상품을 통해 지수를 복제하는 합성형 상품이다.
합성형 상품은 직접 주식을 담지 않아서 특정 종목의 상장폐지 등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유동성 위험에 노출되지 않는다. 직접 주식을 살 필요가 없어 운용보수도 상대적으로 적다. 두 상품 모두 운용보수를 포함한 총보수가 0.09%로 중국 관련 ETF 중 최저 수준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는 패시브 ETF지만 실제 주식을 담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합성형과 달리 배당수익을 받는 게 장점이다. 대신 총보수(0.5%)가 합성형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신한자산운용의 ETF는 유일한 액티브 ETF로 지수를 70%만 추종하고, 나머지 부분은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운용한다. 신재생에너지나 전기차와 같은 중국육성산업테마 주식과 ETF에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액티브 ETF인 만큼 총보수는 0.55%로 가장 높다.

13일 동시출격하는 과창판 ETF 4종 비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규제가 광범위한 탓에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눌려있는 상태”라며 “오는 10월 중국공산당 당대회(제20차 전국대표대회)가 지나야 중국 시장이 전반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커촹판 기업은 이런 규제에서 비껴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중 패권 갈등 속 중국은 장기적으로 자국 IT기업을 육성하려는 만큼, 커촹판 상위 50개 기업은 정부 정책지원을 많이 받는 만큼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성인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부장은 “커촹판은 중국 정부가 중장기 국가과제로 내세운 ‘과학기술 자립자강’ 정책의 최대 수혜를 입을 시장”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운용센터장은 “알리바바와 텐센트도 좋은 주식이지만 중국 정부의 규제로 주가가 부진하다”며 “정부의 정책과 같이 가는 성장주가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과창판 STAR50 지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