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의 한 백신 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EPA=연합뉴스
현지 시각으로 11일 이탈리아 뉴스통신사인 ‘ANSA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경찰은 이탈리아 중서부 마르케 주의 주도 ‘안코나’의 백신접종 센터에서 근무해 온 간호사를 사기 등 혐의로 체포해 구속했다.
이 간호사는 백신 기피자들에게서 일정 금액을 받고 허위 접종 증명서를 발급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백신 주사액을 휴지통에 분사한 뒤 마치 백신을 놔준 것처럼 환자의 팔에 반창고를 붙여 다른 동료들의 눈을 속인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경찰이 접종센터 내에 설치한 ‘몰래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발각됐다.
이런 방식으로 접종 증명서를 발급받은 인원은 45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허위 접종 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 북부와 남부 등에서도 기꺼이 중서부 접종센터까지 찾아왔다.
간호사가 대가로 얼마를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간호사의 자택 등을 압수 수색하는 과정에서 범죄 수익금으로 보이는 현금 1만 8000유로(약 2400만 원)를 찾아냈다.
경찰은 범행을 공모한 다른 4명과, 이 간호사를 통해 불법적으로 접종 증명서를 받은 45명을 전원 가택연금하고 추가 수사 중이다.
이탈리아는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대책의 하나로 지난해 8월 초 면역증명서인 ‘그린 패스’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이달 10일부터는 한층 더 엄격한 조건이 붙는 ‘슈퍼 그린 패스’를 도입했다. 슈퍼 그린 패스는 백신을 맞았거나 바이러스 감염 후 회복해 항체를 보유한 사람에게만 식당이나 문화·체육시설, 대중교통수단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일반적인 그린 패스와의 차이점은 코로나19 검사를 통한 음성확인증은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