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장)가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고발사주 의혹 탄핵심판 첫 정식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뉴스1
헌재 종결 제안에 국회 측 반대…“추가 증거 내겠다”
당초 김 권한대행은 지난달 29일 2차 변론기일에서 “1차 변론 때 바로 종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고한 대로 이날 변론 종결하려고도 했으나, 국회 측의 반대로 연장됐다. 국회 측은 아직 못 낸 증거가 있다며 “실질적인 증거를 가지고 한 번 더 판단하는 게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증거로 현출돼서 심리가 진행돼야 할 것이 보다 더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회 측이 추가로 제출하겠다고 주장하는 손 검사장의 통화 기록이나 메시지 등은 이미 1·2·3심 형사 재판에서 다뤄졌던 터라 결론을 뒤집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손 검사장 측은 “이미 낸 기록만으로도 충분히 실체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김 권한대행도 “나중에 제출하면 참고 자료로 결정문에 반영하겠다”고만 반응했다.
정청래 “검사 책무 저버려”, 손준성 “모욕과 수난”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고발사주의혹으로 탄핵소추된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장)의 첫 정식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뉴스1
다만 주어진 30분 진술 시간 중 5분밖에 쓰지 않는 등 준비가 미흡한 모습도 보였다. 국회 측이 제시한 소추 사유 중 하나인 ‘21대 총선 전 총선 정보 수집’과 관련해선 “수집한 날짜, 방법, 내용이 필요하다”(김 권한대행), “내용을 확인해서 제출하겠다”(국회 측) 같은 문답이 오갔다. 소추한 지 1년 6개월 지났는데 증거 확인 중이라는 것이다.
이날 직접 출석한 손 검사장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고발장을 작성한 사실도 없고 어느 누구에게도 고발장 작성을 지시하거나 부탁한 사실이 없는데도, 저로서는 결코 받아들이기 어려운 모욕과 수난 과정 겪어왔다”며 “견디기 어려운 모함이자 주홍 글씨였다. 면밀히 검토해 현명한 결론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손 검사장 측 변호인은 “탄핵소추될 당시의 정치 상황을 고려하면 이 사건 탄핵소추는 탄핵심판 제도의 본질을 벗어나서 정치적 목적으로 추진됐다는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피청구인이 1년 6개월간 직무 정지된 상황을 해소해, 국회가 정치적 목적으로 탄핵소추를 남발하는 데 대해 경종을 울려달라”고 했다.
고발 사주 의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자신과 아내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유시민씨 등 범여권 인사를 고발해 달라고 김웅 전 의원(당시 국회의원 후보)에 사주했다는 의혹이다. 손 검사장은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 신분으로 고발장을 김 전 의원에게 전달한 의혹으로 소추됐다.
손 검사장 탄핵심판은 지난해 3월 1차 변론준비기일이 열렸으나 바로 중지됐다. 같은 사유로 형사 재판 중이어서다. 손 검사장은 지난해 1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지만, 같은 해 12월 2심에서 “고발장을 직접 보냈다는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뒤집혔고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3심이 모두 끝난 뒤에야 헌재는 심판을 재개해 지난달 29일 2차 변론준비기일을 열고 15분 만에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