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의 생산가능인구 감소 폭이 가장 컸다. OECD 평균(-9.6%)과 비교해 격차가 심했다. 중국(-26.6%), 러시아(-22.6%) 등 비회원국을 통틀어 봐도 생산가능인구 감소 속도에서 한국은 압도적 1위다.

한국 고령화 속도 주요국 중 1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마저도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아이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이 1명대를 다시 웃돈다(2040년 1.25명, 2060년 1.48명)는 낙관론을 토대로 한다. 현재 0.8명대로 추락한 합계출산율이 반등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OECD 예측보다 더한 고령화 수렁으로 빠져들 수 있다.
노후 빈곤을 막을 ‘최후의 안전판’인 공적연금마저 위태롭다. 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KERI)은 국회예산정책처 전망을 기초로 “국민연금 가입자 100명당 부양해야 할 수급자 수는 2020년 19.4명에서 2050년 93.1명으로 약 5배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급격한 고령화로 연금에 의존해 생계를 유지해야 할 사람은 크게 불어나는 데 반해 공적연금 체계는 존립을 걱정해야 할 수준이다. 한경연은 “2055년에 국민연금 수령 자격(만 65세)이 생기는 1990년생부터 국민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령인구 비중 및 국민연금기금 전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연금개혁이 ‘발등의 불’이지만 유력 대권 주자 모두 언급을 피하고 있다. 연금개혁과 관련한 구체적 공약도 실종이다. 당장 표에 도움이 안 된다는 계산이 자리한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이재명·윤석열 후보 모두 연금개혁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피하고 있다”며 “지지율 하락, 개혁 과정에서의 국민적 저항에 부담을 느껴 꼼짝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후 빈곤은 이미 닥친 현실이다. OECD 연금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소득은 전체 인구 평균의 65.8%에 그쳤다. OECD 평균(87.9%)에 한참 못 미쳤다. 나이가 들수록 가난은 더 심각했다. 한국 75세 이상의 소득은 전체 인구 평균의 56%에 불과했다. 룩셈부르크(101.9%), 프랑스(94.5%), 오스트리아(92.1%) 등은 75세를 넘긴 노년층도 은퇴 이전 연령과 비슷하게 안정적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공적 연금 지원은 바닥.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