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고성은 숲길을 걸은 뒤 온천욕까지 즐길 수 있어서 겨울 여행지로 제격이다. 울산바위 전망이 좋은 토성면 쪽에 온천지구가 많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개장한 소노펠리체 델피노의 옥상 노천온천. 겨울에는 주말에만 개방한다.
소 끌고 원통 가던 길

소똥령 숲길을 걷다가 마주친 칡소폭포. 꽁꽁 언 폭포에 눈이 덮인 모습이 장관이었다. 장신리유원지에서 출발하면 길 초입에 있다. 과거 칡넝쿨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았다 해서 칡소폭포다.

소똥령 숲길 하늘다리. 46번 국도 인근에 있다.
유아 숲 체험장을 지나 참나무 우거진 산속으로 들자 눈길이 시작됐다. 금세 칡소폭포가 나타났다. 칡넝쿨로 그물을 만들어 고기를 잡았다 해서 칡소폭포다. 높이 3m에 불과한 폭포인데 계곡물이 반쯤 언데다 눈까지 쌓여 제법 웅장해 보였다. 사람 한 명 걸을 정도의 완만한 오르막길을 한참 걸으니 1봉 정상에 닿았다.
여남은 집이 모여 앉은 마을과 짙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반대편으로는 향로봉 능선이 보였다.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걷는 맛을 느끼기에 좋은 길이었다. 무엇보다 한적해서 좋았다. 4시간 남짓 걸으면서 딱 두 명 마주쳤다.
천년 숲길 걷고 조각 감상까지

금강산 일만이천 봉 끝자락에 안겨 있는 화암사.

화암사 숲길 수바위에서 바라본 설악산.

바우지움 조각미술관의 나비 조각. 2019년 산불 피해를 극복하는 의미에서 전시했다.
2019년 4월 미술관이 자리한 토성면에 큰 산불이 났다. 미술관 건물 한 채도 소실됐다. 미술관은 죽은 소나무를 남겨두고 나무 3만 그루를 새로 심고 곳곳에 나비 조각을 전시했다. 김명숙 관장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며 서로 치유하는 걸 표현했다”고 말했다.
울산바위 보이는 노천온천
숲길 걷고 예술까지 감상했다면 휴식을 누릴 차례다. 토성면에 6개 온천지구가 있다. 지난해 10월 원암온천지구에 개장한 ‘소노펠리체 델피노’가 ‘핫플’로 꼽힌다. 행정안전부 2020년 자료에 따르면, 원암온천 수온(28.8~47.0℃)이 토성면에서 가장 높았다.
소노펠리체는 소노인터내셔널(구 대명리조트)의 최상위 브랜드다. 고급스러운 객실은 둘째치고 전망좋은 ‘인피니티 풀’로 이목을 끌고 있다. 객실에도 온천수가 펑펑 나오지만 ‘머리는 차갑고 몸은 뜨거운’ 겨울 노천탕의 매력을 포기할 수 없을 테다.
리조트에는 인피니티 풀이 3개 있다. 아이와 함께라면 ‘오션 플레이’로 가면 된다. 워터 슬라이드와 놀이시설을 갖춘 워터파크다. 이곳에 실내·실외 인피니티 풀이 있다. 야외 인피니티 풀은 겨울에는 운영하지 않지만 작은 노천탕은 이용할 수 있다. 리조트 옥상에는 성인 전용 인피니티 풀도 있다. 35도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병풍처럼 펼쳐진 설악산과 울산바위를 볼 수 있어 MZ 세대 사이에서 인증샷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단 겨울에는 주말에 한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강풍이 부는 날은 입장이 제한된다. 엄재영 소노펠리체 델피노 매니저는 “여름에는 야간 개장도 하고 음료와 먹거리도 팔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행정보

소똥령 숲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