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압구정동의 현대백화점 본점 지하1층의 소스코너. [사진 독자제공]](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16/217def2e-f844-46be-9b00-2613b04a965f.jpg)
서울 압구정동의 현대백화점 본점 지하1층의 소스코너. [사진 독자제공]
김씨는 “소스가 주는 미묘한 차이가 음식 맛을 얼마나 올려주는지 경험한 뒤로는 본 재료만큼 신경 써서 고른다”며 “계란간장밥 하나를 해도 전용 간장이 따로 있고 같은 종류라 해도 하바네로(더 매운 맛의 칠리소스)가 주는 맛, 아이올리(마늘이 들어간 마요네즈)가 주는 맛이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소스 수입·매출 20~30%대 증가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소스류 생산액은 2016년 1조6584억원에서 2020년 2조296억원으로 22.4% 성장했다. 같은 기간 소스류 수입도 1억3928만 달러(약 1660억원)에서 1억 8769만 달러(약 2200억원)로 34.8% 급증했다.

소스류 수출입 동향.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작은 병에 수만원 대 오일·식초 인기
맞벌이를 하며 두 아이를 키우는 정진숙(42)씨는 “원래 요리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집에서 아이들 밥을 챙겨주다 보니 간편하면서도 몸에 좋은 샐러드류나 소스 하나로 여러 맛을 낼 수 있는 파스타를 많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포도즙을 숙성시킨 발사믹 식초는 발효식품인 데다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아 자주 사용한다”면서 “브랜드나 성분에 따라 풍미가 너무 달라 비싸도 고급 제품을 사는 편”이라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소스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왼쪽)과 고급 발사믹 식초.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및 쇼핑 사이트 화면 캡처]](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16/a2c69c35-a2dd-4fd0-8ce7-09dad4c85474.jpg)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소스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왼쪽)과 고급 발사믹 식초.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및 쇼핑 사이트 화면 캡처]
발사믹 식초는 8·12·20년산 등 해외 브랜드의 고급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탈리아 주세페주스티 발사믹 식초 20년산은 250mL에 10만원이 훌쩍 넘는다. 올리브 오일도 로렌조·꾸악·세니아네제 등 유럽 브랜드 제품의 경우 500mL에 3만~5만원대로 고가다.
문지명 이마트 조미료 바이어는 “코로나19로 건강한 식생활 트렌드가 늘면서 한 끼를 먹더라도 제대로 건강하게 먹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집에서도 레스토랑에서처럼 고급스러운 맛을 낼 수 있는 조미료나 소스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해외여행 대신 ‘이국적인 맛’
![서울 서교동의 식료품점인 '슈퍼스티치'. 다양한 종류의 식자재와 소스류, 음식, 커피 등을 판매한다. [사진 슈퍼스티치]](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16/4478c74e-e842-4735-b868-3574fc34a8a1.jpg)
서울 서교동의 식료품점인 '슈퍼스티치'. 다양한 종류의 식자재와 소스류, 음식, 커피 등을 판매한다. [사진 슈퍼스티치]
편집매장 형식으로 꾸며진 크레타마켓(서울 망원동), 슈퍼스티치(서울 서교동) 등의 식료품 가게가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 장소가 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김연정씨는 “코로나 전 해외여행을 가면 늘 마트나 시장에서 먹거리를 구경하는 재미가 컸는데, 이국적인 식재료들을 보고 있으면 국내에서도 그때 그 기분이 느껴져 즐겁다”고 했다.
![롯데백화점이 설 명절 선물로 출시한 '로렌조 올리브오일&말레티레냐니 파밀리아 발사믹 50년산 세트' (왼쪽)와 이마트가 선보인 프리미엄 오일 '대체코 세트'. [사진 각 업체]](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16/4a6254ed-2b00-4619-8ef4-c0daa7da7710.jpg)
롯데백화점이 설 명절 선물로 출시한 '로렌조 올리브오일&말레티레냐니 파밀리아 발사믹 50년산 세트' (왼쪽)와 이마트가 선보인 프리미엄 오일 '대체코 세트'. [사진 각 업체]
이 백화점은 이런 트렌드를 올 설 선물에 반영해 ‘프리미엄 그로서리 세트’ 품목을 지난해 설보다 50% 늘렸다. ‘로렌조 올리브 오일&말레티레냐니 파밀리아 발사믹 50년산 세트’는 32만원, ‘산줄리아노비나그룸 그로서리 세트’는 12만원, ‘사바티노 트러플 오일&솔트 세트’는 5만3000원으로 말 그대로 ‘럭셔리 조미료’ 선물이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서구화된 식사, 대중적이고 트렌디한 파스타·스파게티 요리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서구형 소스가 시장을 주도했다”며 “소비자의 기본 소득이 증가하고 취향이 세련돼 지면서 레스토랑과 비슷한 질 좋은 요리를 따라하고 적절한 요리법을 찾는 고급·미식 트렌드가 점점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