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규
정몽규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사고 피해자 가족과 국민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아파트의 안전은 물론 회사의 신뢰마저 땅에 떨어져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고 사죄했다. 그는 “실종자 구조가 늦어지면서 사과 자리 마련이 늦어졌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작업자 5명이 실종되고 1명이 사망했다.
사고 소식을 접한 입주 예정자는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에 “전체 단지의 전면 철거 후 재시공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외부 전문가와 당국의 안전진단 결과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수분양자 계약 해지는 물론 (전체 단지의) 완전 철거와 재시공까지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지주사 HDC의 지분 33.68%를 보유한 최대주주며, HDC는 현대산업개발 지분 40%를 보유한 지배회사다.

광주시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 7일째인 17일 소방 관계자들이 크레인을 타고 사고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10여 명을 입건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실종자 가족은 정 회장을 향해 “벌써 일주일 허송세월이 지났다” “실종자 구조작업에서 손을 떼라” “우리한테 고개 안 숙여도 되고 실종자를 찾아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제재 수위와 관련해 “조사 결과에 따라 합당한 처벌이 내려져야 할 텐데 한 번도 아니고 반복적으로 큰 사고를 냈다”며 “법이 규정한 가장 강한 페널티(처벌)가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노 장관은 “등록 말소는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당하는 것을 의미하고, 영업정지를 당하면 수주 활동을 못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부실시공 업체는 건설업 등록 말소나 1년 이내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노 장관은 “성수대교 붕괴사고 당시 딱 한 번 등록말소가 적용된 적이 있고, 이후에는 쌓인 판례가 없다”며 “법리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