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가 지난 3월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이재강 의원에게 귀엣말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특검은 더불어민주당과 비교섭단체 중 의석수가 가장 많은 단체(조국혁신당)가 각각 1명씩 2명의 후보를 추천해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임명하도록 했다. 특별검사보는 4명, 특별수사관은 최대 40명 규모로 정했으며, 수사 기간은 준비 20일에 60일을 기본으로 하되 최대 두 차례 30일씩, 총 60일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1심은 6개월, 2심·3심은 3개월로 해 공직선거법 270조에 담긴 ‘6·3·3 원칙’을 그대로 적용 재판 기간에 대한 특례 조항도 담았다. 조 대법원장은 2023년 12월 취임 직후부터 ‘6·3·3 원칙’ 준수를 강조했으며, 이 후보의 상고심을 빠르게 진행한 것 역시 이러한 원칙에 따랐다는 점을 고려한 일종의 보복성 조항이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특검법 발의 사실을 알리고 “특검으로 조 대법원장 등 관련자들의 위법 행위 및 사법권 남용 여부, 재판 외적 압력 개입을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합당한 처벌을 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사법부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선 후보와 선대위 핵심부는 당내 강경파의 특검법·탄핵안 강행 기류에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이 후보와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이미 결정된 14일 조 대법원장 청문회는 어쩔 수 없더라도, 대법원장 탄핵안·특검법 추진은 전체적으로 재조정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한다.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을 위시해 대법원 압박에 앞장서 온 원내지도부도 다소 누그러진 모습이다. 특히 조 대법원장 탄핵안은 원내지도부도 사실상 폐기 수순에 밟는 모양새다. 민주당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5월에 예정된 본회의가 없어서 탄핵안을 발의하더라도 처리할 방법이 없다”며 “특검법도 전체적인 상황을 지켜본 후 추진 여부를 재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대 특검법’ 발의 소식을 접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SNS에 “정치인에게 불리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했다고 대법원장을 특검하겠다고 나서는 건 공당이 아니라 정치깡패”라며 “1985년 콜롬비아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미국 송환 판결 막으려고 콜롬비아 대법원을 탱크로 밀어버린 것과 다를바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조희대 특검법’ 발의 직후 조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2명은 오는 14일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법원행정처는 이날 오후 기자단에 보낸 공지에서 “재판에 관한 청문회에 법관이 출석하는 것은 여러 모로 곤란하다는 입장”이라며 “이러한 점이 조금 전 국회에 전달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