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지난해 4분기 경제 성장률이 4.0%라고 17일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보단 높지만, 올해 전망은 밝지 않다. 중국 상하이 양산항에 중국 국기가 펄럭이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20/9d854a5b-5be2-4076-9269-6714c4726ebd.jpg)
중국 정부는 지난해 4분기 경제 성장률이 4.0%라고 17일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보단 높지만, 올해 전망은 밝지 않다. 중국 상하이 양산항에 중국 국기가 펄럭이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하 전년 동기 대비)이 4.0%라고 발표했다. 블룸버그 집계 시장 전망치인 3.6%보다는 높은 수치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도 8.1%를 기록하며 8%대를 예상했던 시장 기대에 부합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추세적으로 보면 중국 성장률은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18.3%였던 성장률은 2분기(7.9%)와 3분기(4.9%)에 속도가 떨어지더니 4분기에는 4%에 턱걸이했다.

중국 연간 성장률.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실업률은 굉장히 보수적으로 집계되기 때문에 실제로 고용 상황은 훨씬 나쁘다는 의미”라며 “지난해 4분기 4% 성장률은 기존에 좋았던 산업생산이나 수출이 버텨준 덕으로, 민간 소비는 쇼크 수준으로 나쁘다”고 말했다. 4분기 수출은 23.3%나 늘어났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일부 도시가 봉쇄되면서 내수 소비와 고용 등이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부동산과 빅 테크, 교육 등 여러 분야에 걸친 기업 규제 조치가 성장 동력을 갉아먹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12월 중국 경제 지표.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커지는 경기 둔화 우려에 중국 정부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지급준비율과 대출우대금리(LPR)를 내렸던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깜짝’ 금리 인하에 나섰다. 시중 은행에 공급하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95%에서 2.85%로 0.1%포인트 낮췄다. 인민은행이 MLF 금리를 내린 것은 2020년 4월 이후 21개월 만이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지급준비율 인하나 유동성 공급, 인프라 투자 등이 상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13.5%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뒤 지난달(10.3%)에 다소 완화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중국이 적극적으로 부양책을 쓸 거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중국의 부양책은 한국 경제에 단기적으로는 호재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25%에 달한다. 김경환 연구원은 “중국 경기가 살아나면 한국의 화학과 철강 자동차 등 경기 민감 주가 수혜를 보고, 화장품 같은 소비재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돈줄을 풀며 단기 둔화는 막더라도, 장기적 성장 궤도에는 먹구름이 드리웠다. 중국의 지난해 출생률이 건국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날 중국 정부가 발표한 인구통계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률은 인구 1000명당 7.52명으로 집계됐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중국의 최대 강점이었던 인구가 빠르게 줄고 있다”며 “한국도 중국 수출 비중을 줄여나가는 등 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