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서 커피 광고를 찍은 신태용 인도네시아축구대표팀 감독. [사진 신태용]](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21/be05128e-1070-4208-af5b-a78b7f82d361.jpg)
발리에서 커피 광고를 찍은 신태용 인도네시아축구대표팀 감독. [사진 신태용]
“발리에서 첫 커피 광고를 촬영했다. 인도네시아 ‘루왁 커피’다.”
19일 밤 전화를 거니, 신태용(52)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은 광고 촬영 후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신 감독은 “3주 전에 광고 섭외가 들어왔고, 오늘 7시간 동안 촬영 했다. 우리 인도네시아 선수 2명(알페안드라 데왕가, 라마이 루마키에크)이 골을 넣고 달려오면 같이 파이팅 한다. 이어 내가 ‘나에게 커피 한 잔, 그리고 11명의 청년을 주면, 세계를 흔들어 놓겠습니다’고 말하는 콘셉트다. 이전 광고 모델이 배우 이민호씨라고 하더라”고 했다. 실제로 2016년에 ‘한류 스타’ 이민호가 이 커피업체 광고모델이었다.
![2016년 인도네시아에서 커피 광고를 찍은 한류스타 이민호. [사진 유튜브 캡처]](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21/e712d376-9ffc-443d-90de-58530f7305a2.jpg)
2016년 인도네시아에서 커피 광고를 찍은 한류스타 이민호. [사진 유튜브 캡처]
신 감독은 “한국 대표팀 감독 시절 바이럴 영상을 찍은 적은 있지만, 정식 광고는 처음”이라고 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신 스타’다. 이달 초 싱가포르에서 끝난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 준우승을 이끌며 인기가 치솟았다. ‘동남아 월드컵’이라 불리는 스즈키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4위 인도네시아를 이끌고 돌풍을 일으킨 덕분이다. 스즈키컵 ‘최고의 감독’ 팬 투표에서도 53%(1695표) 지지로 1위에 올랐다.
![인도네시아에서 커피 광고를 촬영 중인 신태용 인도네시아축구대표팀 감독. [사진 신태용]](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21/6d03ab5b-76e3-44d1-8291-dfc3c930025f.jpg)
인도네시아에서 커피 광고를 촬영 중인 신태용 인도네시아축구대표팀 감독. [사진 신태용]
신 감독은 “10만명이었던 내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60만명으로 늘더니, 현재 86만2000명이 됐다(20일 기준 86만5000명). 소셜미디어(SNS)를 정성 들여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열어볼 때마다 팔로워 숫자가 올라가 있다. 기분은 좋다”며 웃었다. 인도네시아(2억 7636만)는 세계 인구 4위다.
![팔로워가 86만인 신태용 인스타그램. [사진 신태용 인스타그램]](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21/8345f8ec-7bc2-4ec0-832e-9ac898a6d648.jpg)
팔로워가 86만인 신태용 인스타그램. [사진 신태용 인스타그램]
신 감독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열심히 잘 싸웠다. 내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FIFA 20세 이하 월드컵도 잘 부탁한다’는 메시지를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장을 통해 전해왔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축구팬들이 신 감독이 격리 중인 호텔까지 찾아와 응원하는 모습. [사진 신태용]](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21/84510747-9760-40b2-9d0a-5e255bd87f61.jpg)
인도네시아 축구팬들이 신 감독이 격리 중인 호텔까지 찾아와 응원하는 모습. [사진 신태용]
신 감독은 스즈키컵 후 인도네시아에서 5박6일간 격리했다. 인도네시아 축구팬들이 신 감독이 격리 중인 호텔 앞까지 찾아와 국기를 흔들고 폭죽을 터트렸다. 신 감독은 “창문을 여니 팬들이 내 이름을 불러줬다.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한테도 ‘수고했다’고 말해주려 찾아온 것”이라고 했다.
요즘 인도네시아 SNS에 ‘#STYStay(신태용 잔류)’, ‘#SaveSTY(신태용 구하라)’, ‘#HarunaOut(하루나 아웃)’이란 해시태그가 달린다. 이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거리에 걸려있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 집행위원 하루나 수미트로가 최근 유튜브에서 “전임 감독과 별 차이가 없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여러 차례 준우승했다”고 신 감독을 폄훼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SNS 문화가 발달되어 있는데, 인도네시아팬들이 “신따용(현지인 발음)을 지키기 위해 축구협회로 몰려가 데모하자”고 난리가 났다고 한다.
하루나 발언에 대해 신 감독은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겠다. 난 팬들이 우리 선수단이 열심히 하고 있다는걸 알아주고 응원해줘서 고마울 뿐”이라고 했다. 신 감독의 발언이 번역돼 인도네시아 매체에 나가는 만큼 말을 아꼈다.
![인도네시아 유명 유튜버 데디 코부지어(왼쪽) 방송에 출연한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 해당 영상 조회수는 1200만회를 넘었다. [사진 신태용]](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21/0f1057aa-cf6f-45bf-bb80-1ee4c63f509d.jpg)
인도네시아 유명 유튜버 데디 코부지어(왼쪽) 방송에 출연한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 해당 영상 조회수는 1200만회를 넘었다. [사진 신태용]
최근 ‘인도네시아 인기 유튜버’ 데디 코부지어의 방송에 신 감독이 출연한 영상 조회수는 1200만회를 넘었다. 신 감독은 “진행자는 젊었을 땐 뚱뚱한 마술사였는데 지금은 엄청 몸이 좋아진 셀럽이라고 한다. 인도네시아 선수들이 뭐가 부족한지 묻길래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해야 하고, 먹는 것부터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 고랭(튀김)과 짠 음식 대신, 꼬치구이와 단백질을 먹어야 한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신태용 감독이 추천해 K리그2 안산에서 활약 중인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주장 아스나위(왼쪽) [사진 신태용]](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21/158517e4-fdf2-43a1-a557-8449496d258a.jpg)
신태용 감독이 추천해 K리그2 안산에서 활약 중인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주장 아스나위(왼쪽) [사진 신태용]
신 감독이 추천한 아스나위가 K리그2 안산 그리너스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다른 인도네시아 대표팀 선수들의 K리그 진출 가능성도 솔솔 나오고 있다. 또 박항서 베트남 감독, 신 감독 영향으로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 후보로 김학범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거론되고 있다. 신 감독은 “한국인 특유의 부지런함과 근성이 동남아 선수들에게 녹아드는 모습을 좋게 봐주는 것 같다 ”고 했다.
인도네시아 리그가 열리고 있는 발리에 머물고 있는 신 감독은 27일 동티모르와 평가전을 치른다. 다음달 캄보디아에서 열릴 AFF U-23 챔피언십을 앞뒀다. 신 감독은 “아스나위 등 해외파 4명 차출이 안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