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심정지 와도 접근말라"…하다하다 '폐쇄루프' 만든 中

다음 달 4일 개막하는 베이징 겨울올림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폐쇄 루프' 시스템에서 치러진다. 올림픽과 관계된 모든 장소, 교통, 인력 등을 외부와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선수, 취재진 등 대회 참가자 1만3000여명은 최대 190㎞ 떨어진 3개 대회 구역을 오가는데, 과연 폐쇄 루프는 어떻게 운영되는 걸까. CNN이 22일(현지시간) 폐쇄 루프 시스템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베이징올림픽 기간 폐쇄 루프 구역 안에 있는 베이징의 한 건물이 펜스에 둘러싸여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베이징올림픽 기간 폐쇄 루프 구역 안에 있는 베이징의 한 건물이 펜스에 둘러싸여 있다.[로이터=연합뉴스]

교통사고 나도 접촉 금지

  
선수, 취재진 등은 전세기를 타고 베이징 공항에 도착하면 방호복을 입은 관계자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 이때부터 폐쇄 루프가 시작된다. 검사 이후 경찰이 호송하는 지정된 버스를 타고 선수촌 혹은 호텔로 이동한다. 폐쇄 루프 주요 장소는 3개 구역(베이징·옌칭·장자커우) 경기장, 국제방송센터(IBC)와 메인프레스센터(MPC), 선수촌, 취재진과 관계자 숙소인 70여개 호텔 등이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은 "폐쇄 루프에 카페, 미용실과 같은 편의 시설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지난 21일 베이징 도로의 전용 차선에서 운행되고 있는 올림픽 버스. [신화=연합뉴스]

지난 21일 베이징 도로의 전용 차선에서 운행되고 있는 올림픽 버스. [신화=연합뉴스]

이 장소들을 잇는 건 고속열차와 차량 4000여대다. 고속열차는 일반인과 분리 사용하게 해 접촉을 차단했다. 올림픽 차량으로 쓰는 승용차와 버스에는 '베이징 2022(Beijing 2022)' 빨간색 원 모양의 스티커가 붙어 있다. 고속도로에는 해당 차량만 이용하는 전용 차선을 지정했다. 만약 일반 차량이 이 차선을 이용하면 벌금을 내야 한다. 

올림픽 차량과 일반 차량이 부딪쳐 사고가 날 경우 사고 해결을 위해 서로 접촉하면 안 된다. 베이징 교통 당국은 이달 초 소셜미디어(SNS)에 "올림픽 차량과 교통사고가 날 경우 안전거리 유지에 각별히 주의해달라. 차 안에 있는 사람과 접촉하지 말고 수습 전문가가 올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방역 담당인 황춘 부책임자는 "심정지 등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면 현장 응급 인력이 먼저 구조할 수 있으니, 시민들은 사고 현장에 접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겨드랑이에 상시 체온 스티커 

폐쇄 루프 내부에서도 철저하게 방역한다. 일부 경기장 직원들은 겨드랑이에 동전 크기의 스티커를 붙여 체온을 상시 모니터링해야 한다. 37.3도가 넘으면 알람이 울린다. 중앙 모니터링 시스템이 있어서 체온 스티커를 붙인 사람들은 동선도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한다. 


메인프레스센터에서 로봇이 음식을 만들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메인프레스센터에서 로봇이 음식을 만들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메인프레스센터 식당에서 로봇팔이 천장에서 음식을 내려보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메인프레스센터 식당에서 로봇팔이 천장에서 음식을 내려보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또 사람과 접촉하지 않고 로봇이 운영하는 스마트 식당이 준비되어 있다. 미디어센터(MPC) 식당에선 로봇이 찜, 볶음, 찌개 등 중식 요리, 햄버거, 감자튀김 등 양식 요리, 칵테일 등을 만든다. 식탁에 앉아 QR코드를 이용해 음식을 주문하면 천장에 달린 레일을 타고 음식이 옮겨지고 로봇팔이 수직으로 내려와 서빙한다. 취재진과 선수의 인터뷰는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2m 간격을 유지한 상태에서 이뤄진다.   

베이징 올림픽은 일반인들에겐 티켓이 판매되지 않는다. 대신 선별돼 초청된 관중들은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도록 소리치거나 환호할 수 없다. 박수로 응원해야 한다. 대회 관계자, 의료 종사자, 운전사, 청소부, 요리사 등 중국 전역에서 온 조직위 직원과 자원봉사자 등은 대회가 끝날 때까지 집에 돌아가지 못한다. 대회가 끝나도 지정된 시설에서 3주 격리되어야 한다. 음성 판정을 받아야 집에 돌아갈 수 있다. 

“확진 땐 사실상 경기 복귀 어려워”  

 

베이징 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리는 경기장 밖에 보안 요원들이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베이징 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리는 경기장 밖에 보안 요원들이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만약 선수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다면 즉시 경기에서 제외된다. 유증상자는 지정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무증상자는 격리시설로 이송된다. 증상이 사라지고 연속으로 코로나19 검사에서 2번 음성 반응이 나와야 다시 폐쇄 루프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CNN은 "이 경우 사실상 올림픽 경기를 치르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마스크 없이 감염자와 15분 이상 노출됐다면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1일 2회 검사를 받게 된다.

폐쇄 루프인데...벌써 확진자 발생 

 
폐쇄루프는 가동되고 있지만 확진자는 나오고 있다. 23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베이징올림픽조직위는 "지난 4일부터 22일까지 중국에 입국한 대회 관련 인원 2586명이 매일 PCR 검사를 받았는데 그중 7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39건은 공항 검사에서, 33건은 폐쇄 루프 내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조직위는 "선수와 팀 관계자 중에선 확진자가 한 명도 없었다"고 했다. 

베이징 내에서도 계속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22일 1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8일 동안 총 34명이 확진됐는데 그중 5명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였다. 미국외교협회의 황옌중 글로벌 보건 선임 연구원은 "오미크론 변이의 높은 전염성을 고려할 때, 대회 기간 폐쇄 루프에서도 감염은 있을 것이다. 문제는 지역사회로 퍼질지 여부"라고 했다. 황춘 부책임자는 "전반적인 상황은 잘 통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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