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농장 처참" 다니엘 헤니가 구조한 개 51마리…나흘 후 감동 근황

배우 다니엘 헤니가 지난 8일 충북 청주의 한 불법 도축농장에서 우리 안에 갇힌 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

배우 다니엘 헤니가 지난 8일 충북 청주의 한 불법 도축농장에서 우리 안에 갇힌 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

다니엘 헤니 “평생 가족 찾길” 응원

배우 다니엘 헤니와 동물보호단체가 불법 도축농장에서 구조한 개 51마리가 미국에 도착해 입양 절차에 들어갔다.

12일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에 따르면 지난 8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한 불법 도축농장에서 구조된 개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해 현지 시각 9일 오전 7시쯤 미국 존에프케네디 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미국 매릴랜드주에 있는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 보호 재활센터로 옮겨져 치료·재활 과정을 거친 후 입양 파트너 보호소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곳에 머무르다가 주인이 정해지면 각 가정에서 새 삶을 살게 된다.

입양을 앞둔 개들은 그동안 불법 도축농장 우리 안에 갇혀 지냈다. 개농장에 있는 낡은 ‘뜬장(땅 위에 떠 있는 철장)’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는 바람에 뼈가 휘는 등 질병을 앓고 있었고, 영양결핍으로 털이 빠지는 증상을 보인 개도 있었다. 지난 2월 동물보호단체로부터 불법 도축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청주시 관계자에 의해 구조됐다. 2달여간 보호를 받아오다 미국 입양을 추진하게 됐다.

충북 청주시는 불법 도축농장에서 구조된 개를 8일 인천공항으로 보내고 있다. 사진 청주시

충북 청주시는 불법 도축농장에서 구조된 개를 8일 인천공항으로 보내고 있다. 사진 청주시

뜬장에 갇혔던 개, 이름도 얻어 

지난 8일 불법 도축농장 구조 현장엔 배우 다니엘 헤니도 동참했다. 다니엘 헤니는 2017년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와 연을 맺은 뒤 개식용 중단 캠페인 재능기부와 개농장에서 구조된 골든 리트리버 ‘줄리엣’을 입양하는 등 동물보호 활동에 앞장 서는 인물이다. 그는 이날 뜬장에 들어가 개들을 직접 안고 나와 운송용 상자에 옮긴 뒤 동물 보호 동참에 대한 메시지를 남겼다.

해당 농장엔 개들이 가득 찬 뜬장들이 있었고, 대형 도마와 칼, 고기 걸이 등 도축 장비가 설치돼 있었다고 한다. 이 광경을 본 다니엘 헤니는 “개농장에서 살아남은 반려견을 돌보는 아빠로서 개농장의 처참한 현실을 마주하는 일은 가슴 아픈 경험”이라며 “구조된 개들이 개농장에서의 시간을 뒤로하고, 미국에서 평생 가족을 찾아가는 여정을 지켜볼 생각에 기대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투견이었던 핏불 테리어종 ‘테오’의 운송용 상자에 ‘더 이상의 싸움 없이 따뜻한 손길만 있길….’이라고 썼다.


배우 다니엘 헤니가 지난 8일 구조한 개를 옮기는 케이지에 메시지를 적고 있다. 사진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

배우 다니엘 헤니가 지난 8일 구조한 개를 옮기는 케이지에 메시지를 적고 있다. 사진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

51마리 미국행…현지서 재활치료 

청주시 등이 농장에서 구조한 개는 모두 67마리다. 개농장에서 많이 발견되는 진돗개 믹스종이 대부분이었다. 미국행에 오른 51마리에 이어 어린 새끼와 어미 등 나머지 16마리는 연말까지 해외 입양이 추진된다.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는 입양에 앞서 개들에게 '토로' '시나몬' 등 새 이름도 지어줬다.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 관계자는 “도축농장에서 구조한 개들은 여태껏 땅을 밟아보거나,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방치됐다”며 “뼈관절과 기생충 검사 등 건강검진과 사람 손길에 적응할 수 있는 행동 풍부화 훈련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