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 출전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실격 처리된 것 관련,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던 박세우 전 감독이 “작정하고 한국을 무시했다. 울화통이 터진다”라고 말했다.

박 전 감독은 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도대체 어떻게 심판들을 로비했나 라고 궁금할 정도로 지나치게 마음을 먹고 하는 판정 같다”며 “좀 너무 한국을 무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이건 진짜 울화통이 터질 만한 결과”라고 했다.

지난 7일 오후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과 이준서는 각각 1위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비디오 판독에서 실격판정을 받았다. 레인을 변경하면서 반칙을 했다는 게 이유지만, 황대헌과 이준서가 탈락하면서 대신 조 3위였던 중국 선수들이 결승에 진출,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에 대해 박 전 감독은 “먼저 황대헌 선수는 좀 더 황당한 경우다. 누가 봐도 추월을 성공한 상황이었다”라며 “아마 뒤에 있는 선수하고 접촉을 문제 삼았는데 뒤에 있는 선수는 일단 추월을 당한 상태였고 오히려 그 앞에 있는 중국의 선수가 몸을 들이댔더라면 약간의 논란의 여지는 있을 수 있었지만, 오히려 앞에 있는 선수하고는 접촉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추월을 더 완벽하게 당한 기회인 선수가 뒤늦게 손을 자기가 갖다 대고 방해를 받은, 지장을 입은 것처럼 제스처를 취했다”며 “그거는 심판들도 사실은 비디오를 돌려보면 알 수 있는 부분인데 그건 작정하지 않고서야 그렇게 판결을 내리기가 힘든데 참 너무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비판했다.


심판이 ‘늦은 레인 변경으로 인한 충돌 유발’이라고 판정한 데 대해 “그게 ‘무리하게 들어갔다’는 건데, 중요한 건 무리하게 들어가든 무리하지 않게 들어가든 접촉만 없으면 되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홈 팀에 유리하게 판정을 내린다는 걸 저희도 어느 정도 예상을 했고 받아들일 수 있는데, 이거는 좀 사실 말이 좀 안 되는 거를 줬다”고 지적했다.

이준서의 실격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코스를 타지 않고 약간의 변형된 코스로 인해서 상대방에게 방해를 줬다. 그러니까 이준서 선수가 코너를 나오는 과정에서 안쪽으로 헝가리 선수가 추월을 시도하려고 하는 찰나에 지나치게 왼쪽으로 들어가면서 그 선수의 상체를 아예 받아버렸다’는 것인데, 판정은 그렇게 나왔지만 사실은 그게 정상적으로 보면 (실격을) 안 줄 수도 있는 상황이 굉장히 더 높다”고 말했다.

박 전 감독은 “그거는 여지가 조금 있지만, 사실은 그것도 국제빙상연맹 심판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룰에 대해서 강습을 매년 해주는데 이게 레슨을 얘기를 들어본 거에 비하면 그건 그거하고 조금은 맞지 않은 판결이 나온 것”이라며 “내가 알기로도 평창올림픽 때 중국 감독이 ‘베이징에서 한번 보자’고 했다는데 굉장한 준비를 하지 않았나 싶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