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1500m에 출전한 국가대표 박성현. 베이징=김경록 기자
박성현은 8일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1분47초59의 기록을 냈다. 개인 최고 기록(1분45초34)엔 조금 못 미쳤으나 초반 15명 중 7위에 올랐고, 결국 29명 중 21위에 올랐다.
경기 뒤 만난 박성현은 "내가 생각했던 기록보단 좋지 않다. 그래도 월드컵에서 나를 이겼던 선수들, 2~3초씩 빨랐던 선수들을 이기기도 했다. 10월에 여기서 경기했을 때보다 2초가 빨라졌다. 기록은 만족스럽지 않은데 순위는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올림픽이라는 무대가 모든 선수들의 꿈의 무대다. 그래서 긴장감이 좀 많았던 것 같다. 어제 조 편성 나온 걸 보고 나서는 설렘이 컸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성현은 "내가 준비한 모든 걸 보여주진 못한 것 같다. 잘 보완해서 다음 올림픽 나오면 더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고 했다.
![2022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는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박성현. [사진 대한체육회, 네이버]](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2/09/82864cd1-2d9d-4794-b180-b3de9845d3c8.jpg)
2022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는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박성현. [사진 대한체육회, 네이버]
박성현은 원래 단거리 전문 선수다. 그런데 올 시즌 남자 1500m에서 월드컵 포인트를 꽤 챙겼다. '예비 1번'이었던 그는 결원이 발생하면서 추가 선수로 올림픽에 올 수 있게 됐다. 박성현은 "외국 친구들이 많은데, 나한테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그런데 대한빙상연맹에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룰이 바뀌어서 앞에 두 명이 더 예비로 대기하고 있어, 나는 못 갈 것 같다고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결국 빈 자리가 생겼고, 박성현에게 돌아왔다. 박성현은 "(김)민석이, (정)재원이랑 러닝머신을 뛰고 있었다. '됐다'란 말을 듣자마자 너무 신났다"고 했다. 이날 같이 경기를 한 김민석은 박성현의 올림픽행을 자기 일처럼 좋아했다. 박성현은 "어릴 때부터 (정)재웅이랑 민석이까지 셋이 친하게 지냈다. 지금도 친하다"고 했다. 그는 "민석이가 계속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워밍업한 뒤 몸도, 얼음도 좋다며 자신있어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김민석은 동메달을 따냈다.

절친한 친구인 박성현(왼쪽)과 김민석. 베이징=연합뉴스
4년 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겨울 올림픽. 박성현에겐 어떤 의미일까. 그는 "이번 올림픽을 경험하면서 어떤 종목을 더 잘 준비하고, 어떤 운동을 해야할지 알게됐다. 사실 이번 대회는 내가 생각했던 올림픽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코로나 때문에 제한도 많고 관중도 없다"고 아쉬워하며 "다음엔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서 나도 메달권에 갈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