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 팀 킴, 베이징 첫 경기서 캐나다에 7-12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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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린 기자 사진 박린 기자
한국여자컬링 스킵 김은정이 10일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캐나다전에서 팀원을 향해 소리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여자컬링 스킵 김은정이 10일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캐나다전에서 팀원을 향해 소리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안경 선배’ 김은정(32)이 “영미~” 대신 “헐~”, “초희~”를 외치며 활약했지만, ‘팀 킴’이 베이징 겨울올림픽 첫 경기에서 강팀 캐나다에 아쉽게 졌다. 

한국 여자컬링 국가대표 ‘팀 킴(강릉시청)’은 10일 베이징의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부 예선 1차전에서 캐나다의 ‘팀 존스’(스킵 제니퍼 존스)에 7-12로 패했다. 이번 대회는 10개국이 한 번씩 맞붙는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상위 4팀이 4강에 진출하게 된다. 한국은 1패, 캐나다는 1승으로 대회를 출발했다. 

2018년 평창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팀 킴(팀 세계랭킹 7위)’보다, 2014년 소치올림픽 금메달팀 ‘팀 존스(팀 세계랭킹 4위)’가 더 강했다. 스킵(주장) 김은정(32)을 앞세워 6엔드까지 6-6으로 팽팽히 맞섰지만, ‘백전노장’ 제니퍼 존스(48)가 7엔드에 3점을 따내 9-6을 만들어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한국의 피터 갤런트(캐나다) 감독은 이날 ‘예비 며느리’를 상대했다. 그의 아들 브렛 갤런트의 여자친구 조슬린 피터먼이 세컨드로 출전했는데, 이색 대결에서 ‘예비 며느리’가 승리했다.   

피터 갤런트 대한민국 컬링 대표팀 감독이 10일 중국 베이징 내셔널 아쿠아틱 센터에서 베이징올림픽 컬링 여자 단체전 캐나다와의 경기에 앞서 연습을 지켜보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는 피터 갤런트 감독의 예비 며느리인 캐나다 조슬린 피터먼. [뉴스1]

피터 갤런트 대한민국 컬링 대표팀 감독이 10일 중국 베이징 내셔널 아쿠아틱 센터에서 베이징올림픽 컬링 여자 단체전 캐나다와의 경기에 앞서 연습을 지켜보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는 피터 갤런트 감독의 예비 며느리인 캐나다 조슬린 피터먼. [뉴스1]

 
한국은 스킵 김은정, 리드 김선영(29), 세컨드 김초희(26), 서드 김경애(28)가 나섰다. 평창올림픽에서 “영미~” 돌풍을 일으켰던 김영미는 핍스(후보)에 자리했다. 김은정은 “영미~” 대신 “헐~”, “초희~”를 많이 외쳤다. 캐나다는 존스(스킵), 던 맥윈(리드), 조셀린 피터먼(세컨드), 케이틀린 로즈(서드)가 나섰다.  


1엔드 후공을 잡은 한국의 김은정은 7번째 스톤으로 가드 스톤 2개를 쳐냈다. 캐나다가 하우스 중앙에 스톤을 위치 시켰지만, 김은정이 정확히 쳐내 1점을 획득했다. 2엔드에 캐나다가 가드 스톤 뒤로 들어가는 컴어라운드 샷을 연이어 성공했다. 존스가 마지막 샷으로 한국의 스톤을 쳐내 2점을 가져갔다.  

 
한국은 3엔드에 3점 대량 득점에 성공해 4-2로 경기를 뒤집었다. 샷 성공률을 높여간 한국은 하우스에 스톤 3개를 남기며 상대를 압박했다. 존스는 2개의 스톤을 내보내는 더블 테이크 아웃을 실패했다. 김은정이 깔끔한 샷으로 상대 스톤을 쳐내 3득점에 성공했다.  

10일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김은정이 스톤을 딜리버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김은정이 스톤을 딜리버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4엔드에 캐나다가 3득점으로 맞붙을 놓으며 5-4로 재역전했다. 캐나다는 하우스 안에 스톤을 모으며 기회를 엿봤다. 존스가 전방의 스톤을 맞혀 하우스 안의 상대 스톤을 제거하는 ‘런백’으로 3득점에 성공했다.

5엔드에서 존스가 절묘한 런백으로 방어에 나섰다. 김은정의 마지막 스톤이 상대보다 약간 뒤쪽에 위치해 1점을 내줬다. 결국 선공팀이 점수를 뺏기는 ‘스틸’을 허용해 한국이 4-6으로 끌려갔다.  

6엔드에서 존스가 마지막 샷을 실수했다. 김은정이 침착하게 드로우 샷을 성공, 2득점을 획득해 6-6을 만들었다.  

10일 김은정이 스톤을 바라보며 작전 구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김은정이 스톤을 바라보며 작전 구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승부처였던 7엔드에서 양 팀이 스톤을 한 개씩만 남겨둔 가운데 캐나다의 스톤 4개가 하우스에 위치했다. 김은정은 마지막 스톤을 드로우로 2번에 위치 시켰다. 최악의 경우 5실점할 수도 있는 위기였다. 존스가 강력한 샷으로 3득점에 성공했다. 캐나다 스톤 1개가 한국 스톤 1개를 백가드 삼아 하우스 안에 남은 게 아쉬웠다. 

후공으로 시작한 8엔드 초반 김선영의 샷이 호그라인을 넘지 못했다. 경기가 후반부로 향하면서 체력이 떨어진 가운데 캐나다 역시 실수를 했다. 막판 2점 이상 대량 득점이 가능했던 찬스에서 김은정이 1점만 따내며 7-9가 됐다.

9엔드에서 한국이 불리한 선공으로 나선 가운데 김은정이 절묘한 가드를 세웠다. 하지만 경험 많은 존스가 하우스 중앙인 버튼에 완벽한 드로우를 성공해 10-7로 달아났다. 아이가 둘이고 마흔 넘어서도 또 다시 올림픽에 출전한 존스는 김은정이 롤모델처럼 삼는 선수다. 

후공으로 10엔드에 나선 한국은 3득점이 필요해 가드를 세웠다. 하지만 김선영의 샷이 호그라인을 넘지 못했다. 김경애의 첫 번째 샷을 앞두고 타임아웃을 써 갤런트 감독이 내려와 옵션을 얘기해줬다. 그러나 캐나다는 잇따라 한국의 스톤을 쳐냈다. 아직 경기를 많이 남겨둔 한국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김은정이 마지막에 3점 획득을 시도했지만, 결국 캐나다가 2점을 가져갔다.

아직 8경기를 남겨둔 한국은 11일 오후 3시5분 영국과 2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