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윤기가 11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 경기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이준서, 김동욱, 황대헌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베이징=김효경 기자
곽윤기·황대헌(23·강원도청)·이준서(22·한국체대)·김동욱(27·스포츠토토)가 출전한 한국은 11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5000m 계주 준결승 2조 경기에서 1위를 차지해 결승에 올랐다. 골인 직후엔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한국은 중반까지 선두에서 달렸다. 1위를 빼앗겨도 금세 자리를 되찾았다. 그러나 12바퀴를 남기고 네덜란드에게 자리를 내줬고,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거센 추격에 쫓겼다. 하지만 마지막 주자로 나선 곽윤기가 ROC의 추격을 따돌림과 동시에 안쪽으로 파고들어 네덜란드 선수까지 제쳤다. 막내 이준서가 "(곽)윤기형이 (마지막에)타는 것을 보고 반했다. 어떻게 저렇게 탈 수 있느냐"고 엄지를 치켜세울 정도로 훌륭한 레이스였다.
곽윤기는 경기 뒤 "많은 부담을 느꼈다. 많은 팬이 인코스 추월을 기대하셨는데, 부담 때문에 어젯밤부터 걱정이 컸다"고 했다. 그는 "나보다 긴장한 후배들이 있더라. 나까지 떨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재밌게 긴장을 풀었다"고 말했다. 곽윤기는 "코로나19로 힘든 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싶은 게 대표팀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했다.

곽윤기가 11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 경기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며 환호하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중국까지 준결승을 통과하면서 16일 열리는 결승에는 캐나다, 이탈리아, 중국, 네덜란드까지 총 다섯 나라가 메달을 놓고 겨루게 됐다. 한국 남자 계주는 2006 토리노 금메달 이후, 2010년 밴쿠버 대회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다. 당시에도 곽윤기가 결승전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서 두 명을 추월하는 활약을 했다. 곽윤기는 대회 전 "내가 나섰을 때부터 금메달이 없다. 이번에 그 기록을 깨고 싶다"고 했다.
황대헌은 "(우승해)다섯 명이서 꼭 함께 애국가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1500m 우승자인 황대헌은 함께 열린 500m 예선도 통과했다. 2018 평창올림픽에선 이 종목 은메달을 차지했던 황대헌은 "하나씩 풀어가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단체전에만 나서는 김동욱도 곽윤기와 마찬가지로 처음 경기를 치렀다. 김동욱은 "모두가 즐기라고 했는데 막상 타보니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첫 교대 이후 긴장이 풀렸고 경기력이 나왔다. 한국 대표로 나선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