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1위 금메달리스트도 "위대" 인정했다, 최민정의 폭풍 질주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최민정이 11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2위로 결승점을 통과하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최민정이 11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2위로 결승점을 통과하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세계 최강자 수잔 슐팅(25·네덜란드)도 인정했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슐팅은 "최민정은 위대한 스케이터"라고 말했다.

슐팅은 11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1분28초391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4년 전에도 이 종목 정상에 올랐던 슐팅은 2연패를 달성했다.

치열한 승부였다. 슐팅은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이끌었다. 최민정은 뒤쪽에서 기회를 노리다 두 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 추월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2위까지 올라선 최민정은 마지막 코너 앞에서 슐팅의 바로 뒤에 바짝 붙은 뒤 인코스로 파고들었다. 날 내밀기로 역전을 노렸으나, 슐팅이 조금 더 빨랐다. 0.052초 차. 결승선 직전 가벼운 충돌이 있었지만 두 선수 모두 페널티를 받진 않았다.

시상식에 나선 최민정과 슐팅, 동메달리스트 안느 데스메트. [AP=연합뉴스]

시상식에 나선 최민정과 슐팅, 동메달리스트 안느 데스메트. [AP=연합뉴스]

슐팅은 시상식에서 팔짝팔짝 뛰며 환호했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그는 "최민정이 내 뒤에 바짝 쫓아오는 걸 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두렵진 않았다. 최민정과 (막판) 승부를 즐겼다"라며 "그녀는 정말 위대한 스케이터"라고 경쟁자를 인정했다.

슐팅의 헬멧인 1번이 새겨져있다. 2021~22시즌 월드컵 종합 랭킹 1위를 의미한다. 1000m 랭킹 역시 1위다. 현시점 최강자는 분명히 슐팅이다. 그런 그가 엄지를 세울만큼 최민정의 경기력은 훌륭했다. 슐팅은 "그처럼 위대한 선수와 승부할 수 있어 즐거웠다. 최민정 역시 그럴 거라 생각한다. (최민정이) 아웃코스를 노리고 들어왔는데 정말 치열한 승부였다. 내가 먼저 결승선을 밟아 정말 행복하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