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의 '쿨러닝'...썰매 대신 자동차 밀며 훈련 자메이카 봅슬레이

24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는 자메이카 봅슬레이 남자 4인승 대표팀. [션웨인 스테픈스 인스타그램]

24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는 자메이카 봅슬레이 남자 4인승 대표팀. [션웨인 스테픈스 인스타그램]

 "베이징에서 자메이카 봅슬레이 역사상 최고 기록을 세우겠다."

영국 BBC는 "올림픽 도전의 아이콘 자메이카 봅슬레이 남자 4인승 대표팀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또 한 번 기적을 쓰겠다는 각오"라고 전했다. 파일럿 션웨인 스테픈스(29), 브레이크맨 애슐리 왓슨(30), 매슈 웨크페(33), 님로이 털곳(30)으로 구성된 자메이카 4인 팀은 19일 첫 주행에 나선다.  

자메이키 팀은 자국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이 목표다. [션웨인 스테픈스 인스타그램]

자메이키 팀은 자국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이 목표다. [션웨인 스테픈스 인스타그램]

눈이 내리지 않는 중앙아메리카의 섬나라 자메이카 봅슬레이는 1988년 캘거리 겨울올림픽에 처음 도전한 남자 4인 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쿨 러닝(1993년작)'으로 유명해졌다. 남자 4인 팀은 1998년 나가노 대회 이후 올림픽 명맥이 끊겼다가, 이번에 24년 만에 다시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올 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이 주관한 16개 국제 대회에서의 기록을 합산한 결과 28위를 기록해 28개국이 출전하는 이번 올림픽에 막차를 탔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이 올림픽 무대를 밟기까진 과거 선배들만큼이나 난관이 많았다. 우선 장비 마련을 위해 모금을 했다. 이들은 최신 썰매 비용 2억3000만원을 목표로 온라인 모금을 벌였는데, 1600만원만 모였다. 결국 중고 썰매로 올림픽에 나섰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마땅한 훈련 장소가 없었던 이들은 영국에 모여 도로 위에서 썰매 대신 자동차를 밀며 훈련했다. 

눈이 내리지 않는 나라 자메이카 팀은 도로에서 자동차를 밀며 훈련했다. [션웨인 스테픈스 인스타그램]

눈이 내리지 않는 나라 자메이카 팀은 도로에서 자동차를 밀며 훈련했다. [션웨인 스테픈스 인스타그램]

자메이카는 영연방 국가라서 봅슬레이 팀 멤버 전원 자메이카-영국 이중국적자다. 스테픈스는 현역 영국 왕립 공군 상병이다. 왓슨은 영국 셰필드 할람대에서 대학원생(물리치료 전공), 웨크페 역시 역국에서 럭비 선수로 활약 중이다. 털곳만 유일하게 자메이카에서 살았지만, 지난해 1월 월드컵 참가한 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영국에 남았다. 스테픈스 집에서 숙식하며 올림픽을 준비했다. 우여곡절 끝에 베이징에 입성한 자메이카 팀은 지난 10일부터 공식 훈련을 시작했다.  


당찬 목표도 있다. 왓슨은 BBC와 인터뷰에서 "동료들과 함께 자메이카 올림픽 역사상 최고의 팀이 되겠다. 최고 순위를 기록하는 것이 목표다. 물론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메달 욕심도 있다"고 강조했다. 자메이카 4인승 팀은 마지막 올림픽이었던 나가노 대회에서 21위를 기록했다. 최고 순위는 릴레함메르 대회 당시 14위다. 왓슨은 "우리의 도전이 다음 세대 자메이카 봅슬레이 선수들에게 영감을 줬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밝혔다. 자메이카 선수단 소셜 미디어는 '불타는 얼음(fire on ice)이 될 것'이라며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봅슬레이 대표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