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탓에 형 실격했는데…"내 메달 50% 중국 것"이라는 선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지난 13일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소식을 전하며 금메달을 딴 헝가리의 리우 사오앙(24)이 중국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남자 쇼트트랙 500m 금메달리스트 헝가리의 리 사오앙. 아버지는 중국인이다. AP=연합뉴스

남자 쇼트트랙 500m 금메달리스트 헝가리의 리 사오앙. 아버지는 중국인이다. AP=연합뉴스

사오앙의 형 사오린(27)도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그는 지난 7일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옐로카드를 받으며 실격됐다. 중국의 런쯔웨이가 판정시비 끝에 금메달을 획득한 경기였다. 우리나라에서도 큰 논란을 일으켰던 경기다. 이 때문에 헝가리는 한때 판정 문제로 한국과 공조하기도 했다.

헝가리의 쇼트트랙 형제는 중국인 아버지와 헝가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중국에서도 인기가 높다. 스스로도 중국계라는 점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리우 사오앙(왼쪽)과 사오린 형제. 신화=연합뉴스

리우 사오앙(왼쪽)과 사오린 형제. 신화=연합뉴스

 
사오앙은“결승선을 통과했을 때 말을 할 수 없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차리려면 아직도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말할 정도로 기뻐하고 있다. 그는 “어머니는 헝가리와 중국 두 나라의 국기가 나란히 붙어있는 국기를 만들어줬다. 나는 헝가리를 위해서만 뛴 게 아니다. 난 ‘50-50’이다. 내 메달의 절반은 헝가리에서, 나머지 절반은 중국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두 형제는 초등학교 시절 약 1년 반 동안 중국에서 쇼트트랙 훈련을 받았고, 이때의 경험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밑거름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중화망, 소후뉴스 등 다수의 매체들은 이같은 사연을 다시 보도하고 있다. 중국의 팬들도 이같은 보도를 접하며 중국계 형제의 활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쇼트트랙은 16일 남자 5000m 릴레이 메달 결정전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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