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 음주폭행 사과한 NC, 박민우·권희동·이명기 복귀는?

지난해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외부인과 술자리를 벌여 징계를 받았던 NC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왼쪽부터). 이중 박석민을 제외한 셋은 4일 1군 복귀가 가능하다. [연합뉴스]

지난해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외부인과 술자리를 벌여 징계를 받았던 NC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왼쪽부터). 이중 박석민을 제외한 셋은 4일 1군 복귀가 가능하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또 사고를 쳤다. NC 1군 코치 두 명이 술자리에서 주먹다짐을 하다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 중 현행범으로 체포된 한규식(46) 수비코치는 결국 팀에서 쫓겨났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3일 "NC 소속 A 코치가 이날 오전 3시30분쯤 대구 시내 한 술집에서 B 코치와 말다툼을 하다 상대를 폭행해 현장에서 체포했다"며 "B 코치는 인근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두 코치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NC 구단은 이 내용을 즉각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하고 내부 조사한 뒤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한규식 수비코치와의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또 "한 코치와 술자리를 함께한 용덕한 배터리코치는 일단 1군 엔트리 등록을 말소하고 업무에서 배제한다"며 "향후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단호하게 조치할 계획이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NC 선수단은 3~5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대구 원정 3연전을 위해 2일 밤 대구에 도착했다. 구단에 따르면, 한규식 코치와 용덕한 코치는 또 다른 코치 두 명과 숙소 인근 식당에서 늦은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하지만 다른 두 코치가 숙소로 돌아간 뒤에도 새벽까지 남아 술자리를 이어가다 시비가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코치와 용 코치 모두 1군에서 주요 보직을 맡고 있어 팀에 피해가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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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NC 감독이 3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1군 코치의 음주 폭행 사건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욱 NC 감독이 3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1군 코치의 음주 폭행 사건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NC는 당분간 두 코치의 자리를 공석으로 남겨두고 대안과 후속 조치를 고민하기로 했다. 포수 출신인 강인권 수석코치가 배터리코치 역할을 겸직하고, 오규택 작전·주루 코치가 내야 수비 훈련까지 총괄하게 된다. 이동욱 NC 감독은 이날 삼성전에 앞서 모자를 벗고 허리를 숙인 뒤 "간밤에 벌어진 코칭스태프 폭력 사건은 변명의 여지 없는 잘못이다. 팬들이 많은 실망을 하셨을 것 같다"며 "선수단을 이끌어야 할 감독으로서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 


또 다시 'NC발' 음주 폭행 사건이 불거지자 여론은 차갑게 식었다. NC는 앞서 승부조작, 트레이드 및 자유계약선수(FA) 이면계약, 음주운전 등 숱한 사건·사고에 줄줄이 연루된 전력이 있다. 올 시즌엔 야구도 잘 풀리지 않아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팀 성적도, 구단 이미지도 바닥이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NC 주축 선수인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기고 외부인과 술을 마신 사실이 알려져 KBO로부터 7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 사태에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사건이다. 그 여파로 NC 구단 수뇌부가 모두 교체됐고, 구단주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직접 사과했다. 

그런데도 이번엔 선수들에게 '품위 유지'를 당부해야 할 지도자들이 새벽까지 음주를 하다 주먹을 휘둘러 경찰까지 출동했다. 서서히 인기 회복 조짐을 보이던 KBO리그에 '사고뭉치' NC가 다시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다.

NC 구단은 "소속 코치의 사회적 물의에 대해 야구팬과 관계자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 또한 최근 구단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보인 프로스포츠 구단답지 못한 모습들에 대해서도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을 통해 스포츠 정신을 되새기고,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공교롭게도 방역수칙 위반의 장본인들 중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는 4일 1군 복귀를 앞두고 있던 상황이다. KBO가 부과한 72경기 출장정지 징계가 지난달 3일 끝났고, NC 구단의 자체 추가 징계도 3일 종료된다. 가뜩이나 외부 눈치를 보며 복귀 방식을 저울질해야 할 시점에 새로운 사고가 터진 것이다. 이동욱 감독은 "이 선수들의 복귀 시기를 두고 고민했다. 그동안 (퓨처스리그에서) 준비를 시켰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며 일단 확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