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는 PGA 투어를 공개 지지했다. [AP]](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5/05/b4e4b3e5-e8f1-43c2-8033-623341b6cf8e.jpg)
타이거 우즈는 PGA 투어를 공개 지지했다. [AP]
골프 세상은 타이거 우즈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우즈가 뛰든 못 뛰든 우즈가 중심이다. 우즈는 젊은 시절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정책에 반발, 사우디 리그와 비슷한 엘리트 선수들만의 투어를 주창한 적도 있다.
노먼은 왜 그런 타이거 우즈를 사우디 리그로 끌어들이지 않았을까, 혹은 못했을까. 돈이 없는 건 아니다. 사우디 리그는 브라이슨 디섐보에게 1억 파운드(약 1585억원)를 준다는 보도도 나왔다.
우즈와 노먼은 악연이 있다.
1996년 4월 열린 마스터스에서 그렉 노먼은 닉 팔도에게 역전패했다. 최종라운드 6타 차 선두로 시작했다가 5타 차로 패배하는, 골프사에 남는 처참한 역전패였다. 그래도 노먼은 세계 최고 선수였고 랭킹 1위를 지키고 있었다.
타이거 우즈는 노먼 참사 4개월 후 프로가 됐다. 우즈는 이듬해인 97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를 9타 차 선두로 들어갔는데 여유를 부리지 않았다.
그는 “전년도 노먼처럼 역전당할 수도 있으며, 큰 타수를 지키지 못하면 후유증이 오래간다는 생각에 긴장감을 풀지 않았다”고 했다. 우즈는 12타 차로 이겼다.
![그렉 노먼은 우즈에게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빼앗겼다. [AP]](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5/05/34df6a75-17d9-49f0-8e62-b4f7ae7605dc.jpg)
그렉 노먼은 우즈에게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빼앗겼다. [AP]
우즈는 97년 마스터스 우승 후 스윙 교정을 시작했다. 이후 성적이 대단치 않았다. 노먼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노먼은 “우즈도 결국은 평범한 선수에 불과하다”고 했다.
2013년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우즈는 실격될 뻔했다. 드롭 위치를 잘 못 한 것을 모르고 벌타를 더하지 않은 스코어카드에 사인했기 때문이다. 당시 규칙으로 스코어카드 오기, 명백한 실격 사유다. 그런데 주최 측이 우즈를 실격시키지 않았다. SNS와 미디어에서 “우즈가 엄청난 특혜를 받은 ‘드롭 게이트’”라고 난리가 났다.
그렉 노먼은 “실격될 사안인데 무마된 것이다. 선수의 명예를 걸고 자진 기권하라”고 충고했다. 우즈는 그의 말을 무시했다.
사우디 리그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던 2020년 골프계에서는 우즈의 참가 여부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우즈는 2021년 교통사고를 당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달 마스터스에서 복귀전을 치른 우즈는 사우디 리그에 대해 “나는 PGA 투어를 지지한다. 내가 쌓은 것들이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노먼에게는 매우 아픈 발언이었다.
한편 전 세계 랭킹 1위 리 웨스트우드는 5일(한국시간) LIV 골프 인터내셔널 시리즈에 출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로버트 개리거스와 필 미켈슨도 LIV에 출전하겠다고 밝혔다.
웨스트우드는 “나는 자유계약 선수다. 나 자신을 위해 일한다. 이건 직업이다”라고 했다. 사우디 인권 문제 등에 대해서 웨스트우드는 “다른 스포츠 종목도 사우디와 연관되어 있는데 골프만 이 문제에 집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사우디는 스포츠를 통해 인권문제 등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웨스트우드는 올해 49세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