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호 레저팀장의 픽 - 윤석열 정부 관광정책 프리뷰

안철수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5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중앙포토
관광으로 발전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광 분야 국정과제 브리핑 자료 첫 장 앞부분. '여행으로 행복한 국민, 관광으로 발전하는 대한민국'을 슬로건처럼 앞세웠다. 보도자료 캡쳐
브리핑 자료에서 강조했듯이 관광산업은 우리나라 5대 수출산업이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9년 관광수출액은 207억 달러로 반도체(939억 달러), 자동차(430억 달러), 석유제품(407억 달러), 자동차 부품(225억 달러) 다음이었다. 관광을 콘텐트나 복지의 개념이 아니라 산업으로 인식한 건, 관광을 ‘굴뚝 없는 공장’으로 표현했던 이명박 정부의 관광정책을 계승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문재인 정부가 공들였던 관광을 통한 대북관계 개선은 한 줄도 등장하지 않는다.
“곰탕이냐? 우려먹게?”

2020 여행주간 포스터. 중앙포토
이를테면 6월 개최하겠다는 ‘여행 가는 달’ 행사는 기존의 여행주간 사업이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확장한 사업이고, 코리아그랜드세일 사업은 2010년부터 해마다 되풀이되는 연중 사업이다. 2023∼2024년 한국방문의 해 사업도 재개한단다. 2010∼2012년, 2016∼2018년 이미 한국방문의해를 겪었으니, 15년간 절반 이상인 8년간을 한국방문의해로 지정하겠다는 뜻이다.
좋은 정책은 계승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현장의 관광 업계는 왜 이 행사들을 해마다 반복하는지 궁금해한다. 관광 당국이 보고서만 받아보지 말고 한 번이라도 현장을 둘러봤으면 다른 평가가 나왔을 것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무엇보다 ‘대국민 참여형 이벤트’와 ‘대규모 할인 제공’ ‘대대적인 환영 캠페인’ 같이 표현되는 관광 활성화 대책이 코로나 사태 뒤에도 등장할 줄은 몰랐다.
3000만명 유치
2027년이면 윤석열 정부가 끝나는 해다. 그러니까 새 정부는 임기가 끝나는 해에 맞춰 외국인 3000만 명을 유치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우선 궁금한 건, 3000만 명 유치 목표의 근거다. 목표를 세웠으면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할 텐데 연간 세부 계획이 있는지 알고 싶다. 참고로 2021년 외국인 방문객은 채 100만 명이 안 됐다(약 97만 명).
코로나 사태를 겪은 뒤에도 외국인을 많이 유치하는 것이 정말 좋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싸구려 패키지상품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단체 관광객의 폐해를 우려하던 시절이 불과 3년 전이다. 2019년 1750만 명이란 기록 이면에는 하루에 쇼핑만 6번 돌리고, 허름한 숙소에 저질 밥상을 들이밀던 패키지상품이 있었다. 목표는 크고 높으면 다 좋은 것인가.
문제는 콘텐트

5월 10일 청와대가 개방됐다. 청와대는 윤석열 시대 최고의 관광 콘텐트가 될 전망이다. 중앙포토
관광은 콘텐트다. 강력한 콘텐트가 없으면, 가격 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여태의 한국 관광이 저가 상품 위주였던 까닭이다. 코로나 사태를 겪었으면, 무언가 달라지는 게 있어야 옳다. 조만간 진용을 갖출 새 관광 당국이 깊이 새겨야 할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