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시오(왼쪽)·정해원 학생기자가 열을 가하면 형태를 유지하며 줄어드는 종이 형태의 플라스틱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활용해 소품을 만들어봤다.
"영어사전에서 'shrinkle'이라는 단어를 찾아봤는데 '주름지고 줄어들다'라는 뜻이더라고요. 슈링클스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건가요?" 시오 학생기자가 질문했어요. "낱장으로 분리할 수 있고, 그 위에 그림도 그릴 수 있어서 흔히 종이라고 불리지만, 사실은 종이의 형상을 한 플라스틱이에요. 열을 가하면 수축하면서 두께가 두꺼워지는 성질을 갖고 있죠. "(베이)

줄어드는 플라스틱은 '슈링키 딩크스'라는 이름으로 1973년 미국에서 시판된 뒤 만들기 재료로 사랑을 받아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영국에서 비롯한 '슈링클스'라는 명칭으로 많이 불린다.
본래 슈링클스는 영국의 장난감 회사가 생산하는 열을 가하면 줄어드는 얇은 플라스틱(shrink plastic) 브랜드의 이름이에요. 미국에서 1973년 슈링키 딩크스(Shrinky Dinks)라는 이름으로 시중에 판매되면서 아이들에게 만들기 재료로 인기를 끌었죠. 우리나라에서는 영국에서 제조된 제품이 많이 사용되면서 슈링클스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된 거랍니다. 마치 일회용 밴드가 '대일밴드', 스테이플러가 '호치키스' 등 특정 브랜드로 많이 불리는 것과 비슷한 경우죠. "여러분도 시중에서 다양한 가격대의 슈링클스를 쉽게 구매할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KC 마크 등 안전성을 인증받은 표시가 있는 제품을 사용하는 걸 권해요. 인증받지 않은 제품은 열을 가하는 과정에서 몸에 안 좋은 물질이 나올 수도 있거든요."(베이)

베이 선생님(맨 오른쪽)과 함께 슈링클스 공예에 대해 알아본 소중 학생기자단. 슈링클스는 자신의 원래 형태를 유지하려는 형상기억 수지의 성질을 활용한 제품이다.
오늘 사용할 재료는 흰색 종이, 슈링클스, 스케치용 연필, 채색용 마커와 색연필, 가위, 오븐, 슈링클스를 코팅할 때 쓰는 UV 레진 등이에요. "만들고자 하는 소품의 종류에 따라 필요한 슈링클스의 면적이 달라요. 여러분이 만들 키링이나 목걸이 등 크기가 작은 소품은 가로 10cm 세로 13cm 정도면 적당해요. 하지만 미니 모빌 등 좀 더 많은 스케치가 필요한 소품이라면 슈링클스의 면적도 그만큼 커져야 해요."(베이)

소중 학생기자단이 슈링클스 공예를 위해 직접 도안 그리기에 도전했다. 비교적 간단한 형태의 스케치도 채색이 더해지고, 가열 후 수축하면 멋스럽다.
"저는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한데, 공방에서 수업을 받는 친구들에게는 웬만하면 자신만의 그림을 한 번 그려보는 걸 추천해요. 직접 하면 그 과정이 더 의미가 있으니까요. 처음에는 망설이던 수강생들도 두 번째 수업부터는 자신감 있게 스스로 스케치를 하더라고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베이 선생님의 말에 따라 자신만의 도안을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시오 학생기자는 열매가 달린 나무와 흰색 털을 가진 강아지를, 해원 학생기자는 빨강머리 앤과 프랑스 소설가 생텍쥐페리의 소설 주인공 어린왕자를 종이 위에 그려나가기 시작했죠. 15분 정도 지나자 도안이 거의 완성됐어요.
슈링클스로 키링과 목걸이 만들기

2. 도안 위에 슈링클스를 올려 채색한 뒤 가위로 자르고, 펀치로 구멍을 뚫는다.
3. 오븐에서 구운 뒤, UV 레진을 표면에 발라준다.
4. 키링 걸이나 목걸이 체인을 펀치로 뚫어둔 구멍에 넣는다.

스케치가 부담스럽다면 기존에 있는 도안을 활용해서 슈링클스 공예를 해볼 수도 있다. 형태도 단순한 편이기 때문에 채색이 어렵지 않다.

베이 선생님은 직접 그린 도안으로 그 자리에서 나만의 소품을 제작할 수 있는 게 슈링클스를 활용한 만들기의 매력이라 설명했다.
슈링클스의 재료인 열가소성 플라스틱은 일정 온도 이상 열을 가하면 녹아서 변형하기 쉬운 상태가 되고 식히면 딱딱하게 굳어요. 특히 슈링클스는 열을 가해도 수축할 뿐, 형태는 비교적 그대로 보존되죠.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요. 미국 화학회(ACS)와 스미스소니언 매거진에 따르면 슈링클스나 슈링키 딩크스 등 줄어드는 플라스틱은 폴리스티렌(polystyrene)으로 만들어진 형상기억 수지(shape-memory polymers)로, 일정 온도 이상으로 가열하더라도 원래 모양으로 돌아가는 성질을 지니고 있어요. "한마디로 슈링클스가 자신의 모습을 기억한다고 이해하면 돼요."(베이)
하지만 기본적으로 열을 가해서 물렁해진 상태이니만큼, 오븐에서 꺼낸 뒤 식을 때까지 누름판으로 잠시 형상을 잡아줘야 해요. 누름판이 없다면 두꺼운 책을 이용해 눌러도 돼요. 약 180~200도의 오븐에 슈링클스를 10~15초 가량 구우면 실제 도안보다 크기는 약 1/4 정도 줄어들고 두께도 두꺼워집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해원 학생기자가 만든 빨강머리 앤 목걸이와 어린왕자 키링. 시오 학생기자가 만든 열매를 맺은 나무와 강아지가 달린 키링.
이제 여기에 UV 레진을 발라 코팅해 줄 거예요. "UV 레진을 발라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시오 학생기자가 궁금해했어요. "일단 코팅이 돼서 반짝반짝 광이 나는 효과가 있어요. 다 마르면 물에도 강하고, 표면에 스크래치도 잘 나지 않을 만큼 단단해져요. 하지만 도안의 선이나 색채가 더 선명하게 보이길 원한다면 레진을 바르지 않아도 돼요."(베이)
UV 레진이 다 마르기 전에 도안의 형태에 맞는 추가 장식을 할 수도 있어요. 베이 선생님이 시오 학생기자가 그린 나무에 달린 열매와 해원 학생기자가 그린 어린왕자 주변의 별에 여러 개의 반짝이를 붙여줬죠. UV 레진을 바른 슈링클스는 UV 램프에 넣고 약 2~4분 정도 굳혀줍니다. UV 램프가 없다면 하루 정도 자연 건조를 하면 돼요.

슈링클스 공예 제작에 익숙해지면 가방 장식·배지·냉장고 자석·모빌·귀걸이 등 다양한 생활 소품을 만들 수 있다.
약 2분 정도 지난 뒤 정원 선생님이 UV 램프에서 슈링클스를 꺼내 키링 걸이와 목걸이 체인에 부착했어요. 시오 학생기자의 키링에는 반짝이는 열매가 달린 나무와 흰색 강아지가, 해원 학생기자의 키링에는 별을 배경으로 서 있는 어린왕자가 대롱대롱 달렸죠. 여기에 해원 학생기자는 자신의 이름을 적어 넣은 빨강머리 앤을 체인에 달아 목에 걸었어요. "정말 마음에 들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공방 안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며 만족스러워했어요.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저는 평소 만들기를 신중하게 하는 편인데, 이번 취재에서는 특히 더 조심스럽게 작업했어요. 슈링클스를 만들며 어려웠던 부분이나 궁금했던 점을 베이 선생님과 인터뷰를 통해 배울 수 있었고, 공방을 돌아다니며 슈링클스 공예에 필요한 여러 가지 신기한 재료들을 살펴볼 수 있었어요. 슈링클스는 단순한 만들기용 재료가 아닌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었어요. 바로 자신의 이전 형상을 기억하고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성질을 뜻하는 형상 기억이죠. 물체가 열을 받으면 자신의 모양을 기억하면서 수축한다니. 인공지능이라도 있는 것 같아 흥미로웠어요. 앞으로도 소년중앙 기자로서 색다른 주제를 탐색하고 독자들과 다양한 과학적 지식을 공유하고 싶어요.
박시오(서울 대치초 4) 학생기자
평소에 아기자기하고 예쁜 것을 색칠하고 만들기를 좋아했기 때문에 슈링클스 취재에 참여하게 돼 기뻤어요. 공방에 들어가니 베이 선생님께서 슈링클스로 만든 소품들이 너무 귀여워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슈링클스가 오븐에서 쪼그라들다가 자기 모습을 다시 찾아가는 원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니 더 흥미로웠죠. 저는 빨강머리 앤 목걸이와 어린왕자 키링을 만들었는데 귀엽고 예뻐서 기분이 좋았어요. 스케치하고 색칠하고 오븐에 굽는 시간들이 정말 재밌었죠.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전문가에게 슈링클스 공예품을 만드는 법을 직접 배우고 과학적 원리에 대한 인터뷰까지 한 유익하고 즐거운 취재였어요.
정해원(서울 중대초 4) 학생기자
박시오(서울 대치초 4) 학생기자
평소에 아기자기하고 예쁜 것을 색칠하고 만들기를 좋아했기 때문에 슈링클스 취재에 참여하게 돼 기뻤어요. 공방에 들어가니 베이 선생님께서 슈링클스로 만든 소품들이 너무 귀여워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슈링클스가 오븐에서 쪼그라들다가 자기 모습을 다시 찾아가는 원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니 더 흥미로웠죠. 저는 빨강머리 앤 목걸이와 어린왕자 키링을 만들었는데 귀엽고 예뻐서 기분이 좋았어요. 스케치하고 색칠하고 오븐에 굽는 시간들이 정말 재밌었죠.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전문가에게 슈링클스 공예품을 만드는 법을 직접 배우고 과학적 원리에 대한 인터뷰까지 한 유익하고 즐거운 취재였어요.
정해원(서울 중대초 4)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