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은 시민들이 묘역 인근에 설치된 야외전시대를 보고 있다. 안대훈 기자
盧-文 5년 만 만남 기다리는 지지자 “생각만으로도 눈물 나”
아내와 함께 이날 부산에서 봉하마을로 온 50대 배모씨는 “문 대통령님이 사정상 임기 중에는 오지 못했지만, 추도식에서 어서 만났으면 한다”며 “노 대통령님 생전에 두 분이 함께 일하던 모습 담긴 사진을 보니, 더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묘역 인근 야외전시대에 게시돼 있는 사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하던 모습이 담겨 있다. 안대훈 기자
이날은 평일인데도 가족 단위로 봉하마을을 찾는 추모객들을 드문드문 볼 수 있었다. 주말인 지난 14일에는 지지 단체나 가족·연인 등이 봉하마을을 찾아 안내소 앞 공영주차장(55면)이 빼곡하게 들어찰 정도였다.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입구 인근에 '문팬'이 설치한 현수막에 ″자랑스러운 문재인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끝까지 함께 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안대훈 기자
文 기다리는 봉하마을, 현수막·문블렌딩 커피까지
문 전 대통령이 이번 노 전 대통령의 13주기 추도식에 참석하면 5년 만의 봉하마을 방문이 된다.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대통령 취임 직후 열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 뵙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퇴임 직전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13주기 추도식 참석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야지요. 올해는 꼭 갈 생각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을 일주일 앞둔 16일 김해 봉하마을에서는 문 전 대통령과 관련한 현수막 등을 볼 수 있었다. 봉하마을 입구인 봉하삼거리 부근에는 “자랑스러운 문재인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끝까지 함께 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문재인 공식 팬카페(문팬)이 설치한 현수막이다. 봉하마을 내 공용주차장 부근에도 똑같은 현수막이 걸렸다. 이 현수막 양 옆에는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이 담긴 노란색 배경 현수막 2개가 나란히 내걸려 있다.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의 한 카페에서 이른바 '문블렌딩'으로 불리는 원두 비율로 커피를 내려 판매하고 있다. 안대훈 기자
5년 만에 만나게 될 문 전 대통령이 기다려진다는 봉하마을 주민들도 있었다. 마을에 40년 넘게 살았다는 주민 백모씨는 “문 대통령님도 노 대통령님처럼 소탈하고 순수했던 분”이라며 “‘임무를 잘 완수하고 오겠다’고 하셨는데, 5년 만의 만남이 진심으로 기다려진다”고 했다.